인권단체들 “북 책임규명 위한 새 기구 창설해야”
2024.05.17
앵커: 북한인권단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관리들의 사법책임 규명을 위한 새로운 기구 창설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한국 외교부에 전달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16일, 한국 외교부에 북한 책임규명 기구 창설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안보 연계성에 관한 조사 보고를 하고, 각국 국내법원 또는 국제재판소에서 북한 인권침해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적 책임규명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기구의 창설에 앞장설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서한 제출에 참여한 북한인권시민연합(NKHR)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의 주요 권고안 중 하나는 북한 반인도범죄의 책임 규명을 도모하는 것이었지만, 이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계속되는 무처벌의 관행을 종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책임규명 방안 모색을 촉구했습니다.
이지윤 NKHR 캠페인팀 팀장: COI에서 이런 권고를 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도 이런 책임 규명 관련해서 어떠한 사례가 없다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우려스러운 점이거든요. 왜냐하면 계속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 (북한)정부가 반인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이 되지 않는 관행이 유지가 되는 거니까.. 북한 주민들 인권 보호를 위해서는 책임 규명에 관한 논의가 정말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서한은, “현재 한국과 다른 유관국 정부들은 전문가 패널의 감시 기능 지속을 위한 두 가지 방안을 고려중”이라며, 하나는 유엔 총회 결의에 따라 새로운 기구를 창설하는 것, 또 다른 방안으로는 유엔 체계 밖의 새로운 기관을 창설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정부가 새로운 유엔 총회 결의를 추진할 경우,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 감시라는 기존 전문가 패널 기능에 그치지 않고 인권을 포함해 폭넓은 권한을 위임받는 기구가 창설되기를 희망한다며 추진 방향도 제안했습니다.
서한은 또, 유엔 총회가 승인하는 새 책임규명 기구는 북한의 강제노동을 비롯한 인권침해가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법제도, 국제 공급망, 군부 네트워크, 지휘계통, 책임 기관과 개인까지 포괄적으로 조사 보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새 책임규명 기구는 시리아 책임규명 기구(IIIM), 미얀마 책임규명 기구(IIMM)와 같이 북한 인권침해 관련 정보와 증거를 수집하고 개별 사건 파일을 준비해 각국 국내법원 또는 국제재판소에서 북한 인권침해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유엔 총회에서 새로운 북한 책임규명 기구를 창설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유엔 체계 밖에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할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리아와 미얀마 인권침해를 다루는 국제 정의 및 책임규명 위원회(CIJA: Commission for International Justice and Accountability), 벨라루스 국제 책임규명 플랫폼(IAPB: International Accountability Platform for Belarus)이 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돼 소식을 알 수 없는 김정욱 선교사의 친형 김정삼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한 분씩 돌아가실 때마다 생사를 알 수 없는 동생의 무소식이 더 허탈하게 느껴진다”며 “여러 북한인권단체들과 함께 동생이 억류된 북한의 책임을 규명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삼 씨: 일단 동생이 억류돼 있는 상황에서 11년이 지났는데 생사 확인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알 수도 없고). 제가 백방으로 혼자서 뛰어다녀도 어떤 소식이라든가 이런 걸 듣지 못하고 있잖아요. (김 선교사 억류 문제에 관해)이제 잊혀져 가는 부분들이 많은데.. 저 혼자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같이 그런(북한의 책임을 규명하는) 일들을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아버지가 9주기였어요. 동생(김정욱 선교사)만 못 봤잖아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또 형님들도 많이 또 이제 돌아가시니까…
이날 한국 외교부에 보낸 공동 공개서한에는 북한인권시민연합(NKHR), 북한정의연대(JFNK), 6.25 국군포로가족회, 물망초, 노체인, 전환기 정의 워킹그룹(TJWG), THINK등 북한인권단체들과 지난해 10월 대규모 탈북민 북송 피해자 김철옥 씨의 가족인 김규리 씨와 김혁 씨, 지난 2013년부터 북한에 구금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씨가 참여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