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권단체 “중국 내 북한 선교사 활동 어려워져”
2024.09.11
앵커: 영국의 한 인권단체가 최근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는 종교단체와 선교사들의 활동이 어려워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인권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가 11일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CSW는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를 포함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지난 10년간 악화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즉, 코로나 봉쇄) 정책과 종교 활동 단속 강화로 최근 몇 년간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를 돕는 종교 단체와 선교사들의 활동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다수의 선교 단체가 위험을 느끼고 중국을 떠났으며, 여러 선교사들이 추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중국은 간첩 행위의 정의를 확대해 개정한 ‘반 간첩법’을 시행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중국 내 탈북민 구출 활동을 봉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습니다.
CSW는 2016년 4월 단둥 지역 등 북중 국경지역의 선교사들이 무더기로 추방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내 북한 문제를 다루는 주요 인물 중 많은 이들이 선교사였다고 적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인터뷰에서 종교 억압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북한 내 기독교 관련 자료가 소폭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2년 한국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도 코로나 사태 발생 후 북한 내 성경의 수요가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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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 북한에선 왜 종교가 국가의 안정을 해치는가?
그러나 여전히 북한 당국은 기독교를 정권에 가장 적대적인 종교로 간주하고 기독교인들을 가장 위험한 정치 계층으로 분류해 처벌하고 있습니다.
CSW와의 인터뷰에서 탈북민 두 명은 북한에서 독이 든 사과를 나눠준 기독교 선교사 이야기를 들었다고 회상했고, 또 다른 탈북민은 기독교 목사를 ‘살인자’로 불렀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기독교 박해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2015년 북한 억류 2년 후 풀려났던 캐나다 시민권자 임현수 목사는 지난 6일 미국 리버티대학교에서 열린 ‘통일한국 컨퍼런스’에서 북한에서 여러 대북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다 구금됐다고 말했습니다.
임 목사: 저는 2013년 미국에서 했던 설교 가운데 북한은 폭력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해커들이 그것을 듣고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바람에 저를 잡기로 작전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저를 유인해서 잡아갔습니다. 949일동안 독방에서 감옥생활을 하게 됐고, 하루에 8시간씩 중노동을 했습니다.
한편, CSW는 정부기관, 언론 등 공개된 정보와 2023년 9월부터 6명의 탈북민과 17명의 북한 전문가들과 직접 인터뷰를 진행해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