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첫 ‘북 노동자’ 중국 파견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09.11
코로나 이후 첫 ‘북 노동자’ 중국 파견 중국 지린성 훈춘시의 홍차오즈이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시장에서 쇼핑을 마친 후 모여 있다.
/AP

앵커 :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00명 규모이며 현지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북한 노동자가 파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이라고 주장한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 시험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2019년까지 각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전부 송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위반해 왔습니다.  

 

중국 길림성 훈춘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9일 “지난달 28일에서 29일 사이 훈춘으로 북한 노동자 500명이 파견됐다”고 전했습니다또 이들은 “이틀에 걸쳐 훈춘 세관을 통해 대형 버스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버스가 조선측 세관까지 나가서 싣고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신규 파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소식통은 “파견 노동자 중 150명은 훈춘시의 퉁하이루와 신원로에 위치한 의류공업단지의 한 복장 회사(의류제조업체)에 고용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회사는 중국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특히 “이번을 시작으로 북한이 노동자를 대대적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은 2022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1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근 3천 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했다”면서 “대부분의 노동자는 병으로 노동을 할 수 없거나 오랜 감금 생활로 정신질환을 보이는 등 송환이 불가피한 대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중국에서의 집단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킨 대상 역시 송환했다”면서 “더는 당자금을 벌어 바칠 수 없는 노동자들은 철수시키고 8월 말부터 새로운 노동력을 중국에 파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인원의 철수 이후 중국에 남아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기존에 계약된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현재는 북한 노동자들이 길림성의 일부 회사에 파견되었지만 점차 중국 전역에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는 공장 내부에서 숙식하고 일하며 무한정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젊은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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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29일까지 중국에 신규 파견된 북한 노동자 중 일부가 근무하는 훈춘의 한 의류제조업체 (사진출처-구글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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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료녕성 단동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북한에서 새로 파견된 노동자 500여 명은 훈춘의 3개 회사에서 나눠 일하게 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훈춘에는 중조경제개발구를 비롯한 복장가공회사들이 여러 개”라면서 “지난 29일, 훈춘라포니패션유한공사에 200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동안 북조선 노동자들을 고용했던 회사들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종결되면서 북조선이 노동자 파견을 종결하는 것으로 알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북한 노동자들이 새로 파견되면서 단동의 업체들도 비로소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국민 소득이 늘어난 중국은 제조업 등 기피 업종의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특히 생산성이 높은 청년 인력이 농촌과 공장의 취업을 기피하면서 북한에서 파견하는 젊은 인력들이 크게 환영받는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소식통은 “일단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시작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되었지만 향후에는 동북 3성의 많은 회사들에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는 공장 근로자를 구하는 업체들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애초 북조선 노동자들은 당국의 핵실험 발사로 인해 제재를 받아 2019년 말까지 전원 철수하게 되어 있었다”면서 “중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고 그것을 기회로 북한 노동자들은 장기적인 외화벌이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초, 발간된 유엔 대북제재전문가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러시아 등 40여 개국에서 10만 여명의 북한 노동자가 여전히 외화벌이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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