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견 북 노동자 수백명 결핵 등 발병”
2024.10.23
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결핵과 폐암 등 심각한 질병에 걸린 중국 파견 노동자들 수백명을 소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가운데 결핵, 폐암. 간암, 정신병 환자들이 많아 이들의 조속한 북한 귀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중국 단동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22일 “어제(21일) 북조선 노동자 250명이 단동 세관을 통해 귀국했다”면서 “현재 철수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건강에 이상이 있는 대상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소환된 북조선 노동자들 대부분이 6년을 넘긴 파견 노동자들”이라면서 “그들은 북한 당국의 지시로 여권 기한을 한 차례 연장했지만 집단으로 생활할 수 없는 심각한 질병에 걸려 불가피하게 소환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조선 노동자들 속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병은 단연 결핵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염성이 강한 급성결핵(슈퍼결핵)을 앓고 있는 노동자들과 폐암과 간암으로 치료가 시급한 노동자들이 요즘 소환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런데 최근 웬일인지 중국 세관 측이 북조선 소환 대상에 대한 건강검진증을 특별히 요구하고 있다”면서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경우 세관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게 중국 측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중국에 파견한 노동자들에 대한 건강검진을 빠짐없이 해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면서 “하지만 이 지시를 받은 북한 회사들에서는 자체로 노동자들의 체온 정도만을 잰 후 무조건‘정상’이라는 건강검진 기록부를 작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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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단동시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일 “이달 14일(252명)과 21일(250명) 2차례에 걸쳐 500명 가량의 파견 노동자들이 북조선으로 소환됐다”면서 “소환대상은 대부분 소생할 가망이 희박한 환자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노동자들은 파견된 지 6~7년 동안 높은 담장이 둘러쳐진 공장 내부에 갇혀 일했다”면서 “비록 20대, 30대의 젊은 나이라고 해도 비위생적인 환경과 과도한 생산과제에 내몰리면서 건강이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북조선 노동자들 속에서 결핵환자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정부는 열이 나면 세관을 통과할 수 없게 통제를 강화한다는 움직임”이라면서 하지만 “북조선 회사에서는 고열에 피를 토하는 노동자들도 ‘정상’이라며 소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폐결핵, 간암, 폐암 등으로 생산현장에 나갈 수 없어 소환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회사로부터 ‘정상’이라는 건강검진증을 발급받는다”면서 “병원에서 의학적인 검진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내부에서 (노동자들의) 체온을 잰 결과를 기록하는 게 고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병에 걸려 소환되는 북조선 노동자들은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올해 초 발간된 유엔 대북제재전문가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러시아 등 40여개국에서 10만 여명의 북한 노동자가 여전히 외화벌이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