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여객열차 12월 주3회 정기운행 재개
2024.09.20
앵커: 북한과 러시아 간 여객 열차가 12월 15일부터 일주일에 3번 정기운행을 재개합니다. 이를 통해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파견이 늘어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언론인 인테르팍스는 20일 러시아 국영 철도회사인 ‘러시아 레일(РЖД)'의 세르게이 포미체프 극동지역 개발 국장이 이날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열린 러시아 여행 포럼(토론회)에서 오는 12월 15일부터 연해주에서 중국 및 북한을 오가는 정기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포미체프 국장은 지난주 북한 및 중국 담당자와 코로나 19 이후 닫힌 국경개방에 대해 회의를 했다면서 12월 15일부터 중국의 수이펜헤에서 러시아 연해주의 그로데코보를 오가는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서 북한 두만강역을 일주일에 3번 오가는 정기열차가 운행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많은 여행자들이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산 그리고 북한 라진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을 개발 중이라며 오는 10월 이를 위한 시험운행을 하기로 북한 측과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러시아 하산역과 북한 두만강역 사이를 여객열차가 오가는 시험운전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연해주 관광청과 지역 관광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연해주 대표단 41명은 북한 공식초청으로 3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는데 이 때 여객열차를 타고 하산역에서 북한 두만강역으로 갔습니다.
이는 4년만의 북러 여객열차 운행으로 대표단은 두만경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북한 나선시로 이동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여객열차 정기운행이 오는 12월에 재개되는 것은 북한이 이번 12월에 외국인 관광을 전면 재개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시점상 일치하는 것입니다.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들은 지난 8월 오는 12월 외국인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고 공지한 바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고려투어는 지난 8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내 파트너, 즉 동업자로부터 삼지연과 북한 전역의 관광이 2024년 12월에 공식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확인을 받았다”며 “모든 국적자에게 북한 국경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러 간 정기열차 운행재개는 북러 간 밀착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북러 간 정기열차 운행을 재개한다고 해서 러시아 여행객들이 많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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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교수] 북한은 러시아 사람보기에 매력이 별로 없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흑해, 튀르키에, 이집트 같이 저렴한 가격으로 아주 좋은 호텔에 있을 수 있는 휴가에 익숙합니다. 북한은 시설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북한으로 간 러시아 사람들은 계속 감시를 받고 북한 사람들과 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들에게 북한은 관광목적지로 가치가 많지 않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북러 간 정기열차 운행은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로 많이 갈 때만 의미가 있다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많은 사람들과 짐을 운반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러 관계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로 파견되지 않고 있다며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란코프 교수] 여러 자료를 보면 현재 러시아로 새롭게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거의 없습니다. 러시아에 지금 있는 북한 노동자 대부분은 2019년 이전에 간 사람들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노동자를 해외에 파견함으로 아주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고 러시아도 노동력 부족이 너무 심해서 수요가 전례없이 높은데 북한 노동자들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북한 당국이 북한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며 현재 북한은 1970년대 김일성 시대만큼 쇄국정책, 자립, 고립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