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RFA 10대 뉴스 ⑦] 코로나·국제고립 여파로 심화된 식량난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3.12.26
[2023 RFA 10대 뉴스 ⑦] 코로나·국제고립 여파로 심화된 식량난 2022년 1월 5일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평양시 궐기대회 중 전원회의가 제시한 경제 분야 12개 중요고지가 대형 전광판에 비친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앵커: 2023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뉴스입니다. 오늘 ‘10대뉴스일곱 번째 시간은 이정은 기자와 함께 올해 북한의 식량 상황에 관해 이야기 해 봅니다.

 

앵커: 이정은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려주시죠.

 

기자: , 준비해 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헤드라인>

 

앵커: 올해는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어났을 것이란 발표가 있었는데요. 원인은 무엇으로 분석되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 농촌진흥청은 올해 북한 식량 생산량이 총 482만 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가뭄, 홍수 등으로 기상 조건이 열악했던 지난해 대비 6.9% 늘어나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인데요. 농촌진흥청은 올해 북한 지역의 기상 조건이 식량 작물을 생산하기에 전반적으로 양호해 생산량이 작년보다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올해 추정치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추정하는 북한의 연간 양곡 필요량인 576만 톤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앵커: 북한 당국은 올해 초부터 먹는 문제를 기어코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는데요. 올해 농사가 마무리된 지금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 당국은 올해 인민경제발전 ‘12개 중요 고지가운데 알곡 생산 목표 달성을 첫 번째 고지로 정했습니다. 그만큼 식량 증산에 사활을 걸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몇 달 간 식량 증산 성과를 선전하는 기사, 사진, 영상 등을 자주 보도했습니다. 일부 농장들은 알곡 생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는 기사도 보이는데요. 다만 이와 관련해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아서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풍작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탈북민 출신 농축산 전문가인 조현 굿파머스연구소 소장의 말입니다.

 

조현 굿파머스연구소 소장: 보통 북한에선 농사가 잘 되면 노동신문에 어느 지역에서 정보당 몇 톤을 생산했다고 구체적으로 발표하는데요. 그걸 못 하는 것으로 봐선 거짓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사실 올해 한국에는 북한에서 굶어 죽은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2월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관계기관 간의 북한 식량 사정 평가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3월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 내 아사자가 북한의 양곡 정책, 유통 과정의 문제,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발생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그 규모가 체제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부연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북한 내 아사 건수가 240여 건에 달했다고 밝히며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110여 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23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북한 관영매체는 올해 풍작에 대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굶어 죽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기자: 북한의 식량난은 기본적으로 생산의 문제가 아닌 접근성과 분배의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지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6월 발표한 가려진 식량위기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의 자체적인 고립·통제정책으로 인해 식량 상황이 악화될 뿐 아니라 식량 분배 문제로 발생한 피해와 부담이 일부 지역과 일부 계층에게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역시 북한 당국이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장 활동을 장려하기 보다는 중앙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북한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식량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시장 참여자들의 활동 범위를 넓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은 북한 당국이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 당국이 식량 유통 독점을 시도하면서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어린이나 노인 등 취약 계층이 식량난을 겪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죠?

 

기자: 네.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지난 6월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 당국이 양곡전매제를 통해 시장으로부터 식량 공급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고 이는 북한 내 취약계층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신형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와 당국의 통제로 개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지방 도시 주민들의 현금 수입이 급감한 가운데 국영 양곡판매소에서의 식량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 문제는 양곡판매소에 충분한 쌀이 없었다는 것이죠. 구입하고 싶은 만큼, 필요한 만큼 판매해주지 않고 항상 조금씩 부족한 상태가 계속 됐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도시 주민들이 현금도 없고 양곡판매소에서도 충분한 양을 구매할 수가 없게 됐습니다.

 

또 북한이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10만 톤 이상의 쌀과 밀가루를 수입했음에도 지방 도시에선 양곡판매소 판매량이 저조했다며 당국이 평양 지역과 군, 돌격대, 군수공장 등에 우선적으로 식량을 공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런 이유로 북한의 식량 생산이 다소 나아져도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것이군요. 하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국제기구의 식량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니세프(UNICEF)가 지난 7월 발표한 ‘2023 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2년까지 북한 주민 약 1180만명, 즉 총 인구의 45.5%가 영양 부족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국제기구의 복귀를 허용하지 않는 모습인데요. 북한 취약계층 대상의 영양지원 사업을 진행해온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는 지난달 발표한 문건에서 지난 2020년 초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WFP 등 북한에 상주하던 유엔기구 소속 국제 직원들은 지난 2021 3월 부로 북한에서 모두 철수했고 그 이후로 WFP의 대북지원 물자 배분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최근 몇 년 간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에 대한 평가나 현장 모니터링, 즉 배분 감시도 할 수 없었으며 북한 당국과 차기 계획 관련 어떤 협의도 갖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북한의 식량 상황,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내년 2월이면 김일성의사회주의농촌테제발표 60주년인데요. 북한은 이 농촌테제를 계승, 발전시킨 것이 김정은의 농촌발전전략인 ‘농촌혁명강령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통일연구원은 김정은이 식량 문제를 해결한 수령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내년에도 농업을 최우선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농기계 보급률을 높이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강력한 대북제재와 북한 자체적으로 시행한 고립정책의 여파로 북한 경제가 쇠퇴하는 상황에선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 북한은 자본재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고 노동력을 집중해서 농업 생산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농업 기계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제재 하에서 기계 공업이 큰 충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이정은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3 10대뉴스 일곱번째 시간, ‘코로나·국제고립 여파로 심화된 식량난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북중 국경 일부 공식 개방편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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