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지역에 두 달치 강냉이 싸게 공급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24.10.22
북, 수해지역에 두 달치 강냉이 싸게 공급 평안남도 평원군에 있는 한 공공배급소에서 옥수수를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선 북한 여성들.
/REUTERS

앵커: 북한 당국이 수해지역에 두 달 분의 식량으로 강냉이를 공급했습니다. 개인이 직접 자동차를 빌려 농장에서 실어다 먹어야 하는데 양곡판매소보다 값이 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두 달 분의 식량으로 강냉이를 공급하면서 개인 장사꾼들이 몰래 팔고 있는 강냉이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농업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18수해지역 주민들에게 105일부터 두 달 분의 식량으로 강냉이를 팔고 있다“11월과 12월분 식량인데 양곡판매소에서 팔아주는 것이 아니라(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이 직접 주변 농장에 가서 실어다 먹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인들이 농장에서 직접 강냉이를 실어 오려면 자동차와 휘발유가 있어야 하고 운임과 자동차 대절료(임대료)도 따로 있어야 한다대신 운반 비용을 일체 개인들이 부담하기 때문에 양곡판매소에서 팔아주는 것보다(구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장에 가서 직접 실어 오는 강냉이의 가격은 kg1,200(0.06달러)이어서 개인 장사꾼들에게 팔아도 배의 이득을 볼 수 있다양곡판매소에서는 강냉이 kg3,400(0.18달러)인데 그마저도 한달에 보름 분밖에 팔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성인 1인당 하루 식량공급량은 450그램이며 한 달 분이면 13.5kg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한 달에 보름 분인 6.7kg의 식량만 양곡판매소에서 팔아준다는(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본전을 뽑기 위해 농장에서 실어오는 강냉이를 개인 장사꾼들에게 넘기면서 개인 장사꾼들이 몰래 파는 강냉이의 가격이 양곡판매소보다 훨씬 싸졌다개인 장사꾼들은 강냉이 kg2,800(0.15달러)에 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11월과 12월 분 식량을 농장에서 직접 실어다 먹도록 한 조치는 수해 지역인 양강도와 자강도의 일부, 평안북도 신의주시 뿐이라며 수해를 입지 않은 지역에는 이런 혜택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수해지역의 10호초소(보위부 도로단속)와 철도안전부(철도경찰)에서는 외부로 식량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검열을 깐깐하게 하고 있다때문에 수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강냉이를 비롯한 잡곡 가격이 상당히 눅()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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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1년 9월 30일, 여름 홍수와 태풍으로 집을 잃은 한 북한 여성이 황해남도 천막에서 먹고있던 식사.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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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20지난 17, 김정숙군 목서농장에서 2달분 식량으로 강냉이 27kg을 실어왔는데 강냉이 값과 휘발유 값을 비롯해 본전이 372백원(2.06달러) 들었다강냉이 13kg 팔아 본전을 뽑고 14kg을 남겼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강냉이를 실어 오기 위해 혜산시멘트공장에서 5톤적재 자동차 한대를 하루 8만원(4.44달러)으로 대절(임대)받았다여기에 휘발유 30kg, 운임 12만원(6.66달러)이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인들이 몰래 파는 휘발유는 kg23천원(1.27달러)으로 30kg이면 69만원(38.33달러)이고, 운임은 km3천원(0.16달러)”이라며 농장에서 팔아주는(구입하는) 강냉이 가격은 kg1,200(0.06달러)으로 두 달 분인 27kg32400(1.8달러)들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혼자서는 자동차와 휘발유의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3개 인민반의 주민 185명이 힘을 합쳤다“5톤 적재 차량이면 1인당 27kg씩 총 185명 분의 강냉이를 실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식통은 “사람들이 본전을 뽑기 위해 공급받은 강냉이의 절반을 돈주나 개인 장사꾼들에게 넘기고 있다본전을 뽑고 14kg의 강냉이가 남는데 이것으로 11월과 12, 두 달을 버틴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여유 돈이 없는 서민들은 당장 본전부터 뽑아야 하기 때문에 공급받은 강냉이를 팔 수밖에 없다면서 돈주들과 개인 장사꾼들은 이번 기회에 눅은 가격의 강냉이를 무더기로 사들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두 달 분의 식량공급으로 수해지역의 강냉이 값은 상당히 눅어(저렴해) 졌지만 입쌀 가격은 kg72백원(0.4달러)으로 매우 비싸다수해를 입지 않은 지역들은 강냉이 kg36백원(0.2달러)으로 비싸 조만간 수해 지역의 강냉이 값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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