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태양광 발전설비 증가…전력난 해결에는 역부족”
2023.06.15
앵커: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북한 내 태양광 발전설비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를 통해 북한의 전력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팀슨센터가 15일 주최한 ‘북한의 에너지 분야 도전과 향후 협력 가능성’ 토론회.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과 나탈리아 슬라브니 연구원은 이날 행사에서 지난 2022년 진행한 탈북민 대상 인터뷰, 북한 관영매체 보도, 위성 사진 등은 모두 지난 10년 간 북한 내 가정, 공장, 농장 등에서의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가 대폭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슬라브니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일관된 전기 공급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가정집에 태양광 전지판을 자체적으로 설치해 전력 부족을 해결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태양광 발전 만으로 북한의 전력난을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태양광 발전은 육지에 국한되어있기 때문에 풍력, 파력 등 연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나탈리아 슬라브니 스팀슨센터 연구원: 북한의 전력 공급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며 태양광 발전으로 이를 메꾸기는 역부족입니다. 북한이 얼마나 많은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려 하는지와 상관 없이 태양광 발전은 육지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There are still major insufficiencies in North Korea's power supply and what they're providing through solar is just not enough. And no matter how many solar farms they wish to open or have citizens utilize, solar is still very restricted to land, highlighting the necessity of alternative energy sources.)
신정수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내 가정용 태양광 전지판 보급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전체 전력 공급량 대비 유의미한 비중의 전력을 생산하진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신정수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가정용 태양광 패널 보급이 지금 40% 이상, 50% 가까이가 됐다고 해도 그것이 북한 국가 전체의 전력 공급량의 어떤 유의미한 부분을 커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신정수 연구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북한경제리뷰 4월호’에 기고한 ‘북한 가구부문의 태양광패널 활용과 역할’ 보고서에서 각종 휴민트(HUMINT) 자원을 활용해 북한 가구 부문의 태양광 전지판 사용 관련 설문지 응답 형식의 조사를 수행한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북한 가구 부문 태양광패널의 연간 발전량은 149GWh(기가와트시) 정도로 북한의 전체 발전량인 2만3천900GWh의 0.6% 수준입니다.
북한 전체 가구 수 대비 태양광 전지판 보급률은 46%로 약 288만 대의 태양광 전지판이 북한 가구 부문에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양광 전지판 조달 경로에 대해선 ‘장마당에서 구입했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고 ‘중국에 출입하는 상인, 지인에게 부탁해 구입했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사용하고 있는 태양광 전지판은 99% 이상 중국산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