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고층아파트 전기는 하루 3시간만
2024.11.13
앵커: 평양 화성지구에 새로 준공된 고층 아파트에 전기가 시간제로 공급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제8차 당 대회(2021.01)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기간 해마다 평양에 살림집 1만호를 건설함으로써 평양시민들에게 5만호를 공급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평양에는 송신-송화지구에 1만호(2021), 평양 화성지구에 2만호(2022-2023)가 준공되어 평양시민들이 입주했습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해에 이어 올 4월에도 평양 화성지구 고층 아파트가 완공되어 시민들에게 배정됐다”며 “나는 30층 아파트에서 19층 살림집을 배정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 화성지구 아파트는 보통 20~40층”이라며 “고층 아파트 살림집마다 상,하수도는 설치되어 있지만 수돗물은 아침 6시~8시에 공급해 온 식구가 아침마다 수돗물을 물통에 받는 일이 하루 첫 일과”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국가명절에는 전기가 그런대로 공급되지만 평일에는 저녁 6시~9시까지 시간제 전기가 공급된다”며 “저녁이면 공장에서 퇴근하거나 장보러 밖에 나갔던 아파트 사람들이 전기가 공급되는 시간에 맞추어 승강기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평양에는 중앙당 간부들이 거주한 중구역 아파트에는 12시간 이상 전기를 공급하지만 그 외 아파트는 하루 두세시간 정도 전기공급된다고 하는데 정해진 시간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화성지구 아파트는 고층이므로 엘리베이터를 가동할 시간제 전기를 퇴근시간 맞추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전기가 오면 승강기 관리원이 8명 이상 타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며 “전기가 오기 전부터 줄 서 있는 사람들은 승강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데 1시간 기다리다 관절통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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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텔레비죤으로 요란하게 선전하는 평양 화성지구 고층 아파트 단지에 가보니 승강기 줄서기가 식량배급소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달 평양 화성지구에서 살고 있는 친척집에 갔다가 다섯 시간 기다려서야 25층에 살고 있는 친척집에 승강기를 타고 올라갔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화성지구 아파트 단지와 편의 봉사시설은 멋져 보이지만, 입주한 사람들은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시간제 전기가 공급되고 있어 10층 이상부터는 불편의 목소리가 더 높아진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10층 이하 아파트 사람들은 승강기를 기다리지 않고 장마당이나 상점에서 사들인 식량이나 부식물을 등에 지고 오르고 내리지만 10층 이상부터는 승강기가 가동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짐을 올려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일부 사람들은 아파트 베란다에 도르레를 설치하고 식량과 부식물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그러나 평양 아파트에서 쌀 마대나 보따리를 끌어올리는 모습은 수도의 문명이 아니라며 통제돼 그것도 몰래 해야 한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현재 평양에는 송신·송화지구에 1만호, 화성지구에 2만호가 완공되었으며, 지난 4월 착공한 화성지구 3단계 1만호 건설이 추진되어 2025년 완공을 앞두고 있어 김정은 총비서가 추진하고 있는 평양 5만호 건설계획은 80%가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