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푸바오’ ‘최후의 만찬’ 그림 파는 평양 화가들
2024.05.17
앵커: 중국 요녕성 일대에 파견된 평양 출신 화가들이 기독교 예수의 모습은 담은 ‘최후의 만찬’과 중국 판다 ‘푸바오’ 그림을 외화벌이 상품으로 내놨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예수를 믿거나 관련 발언을 한다면 수령 신격화에 도전하는 행위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됩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 파견된 평양 화가들이 판매하는 그림에 눈길이 쏠립니다.
중국에 주재한 대북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4월 평양에서 파견된 젊은 화가들이 대련 일대에 상주하며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완성된 그림은 대련의 중국인이 운영하는 그림상점에 전시되어 판매된다”며 “호랑이와 달리는 말, 바다 풍경과 여성인물 그림이 대부분이었는데, 며칠 전 ‘최후의 만찬’이 전시됐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화가들의 그림 작품이 중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건 오래된 일입니다. 하지만 예수가 나온 ‘최후의 만찬’ 그림을 외화벌이 상품으로 출시한 것은 처음이라는 말입니다.
그는 이어 “길이 2미터, 넓이 70센치 정도의 ‘최후의 만찬’ 그림은 예수와 열두 제자가 식사하는 모습”이라며 “중국에 있는 한인 교회에 팔기 위해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은 중국돈 1만 위안(미화 1,385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주재 또 다른 대북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단동에도 평양 화가들이 상주하면서 그림을 그려 팔고 있다”며 “며칠 전에는 중국 판다 푸바오 그림이 새로 전시돼 손님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푸바오 그림은 1000~1500 위안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4월 초 한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는 지금도 한국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며 “단동에 한국인들이 관광하러 오는 것을 파악해 푸바오 그림을 외화벌이 상품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만해도 평양에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인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북한은 무명 화가들을 중국에 파견해 백두산이나 소백수 등을 현지에서 그려 외화벌이에 나섰지만 예술성이 없는 동일한 그림이 대량 출시되면서 북한 그림들 가치가 떨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이러한 실정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파견된 무명의 평양화가들은 어떤 그림이 잘 팔리겠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돈 되는 그림은 뭐나 다 그리는 데, 푸바오 그림이 나온 것도 북조선과 마주한 요녕성 일대에 많이 오는 한국 관광객을 의식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