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무역망에 북 신규생산품 판매…‘건강∙천연’ 강조
2023.05.02
앵커: 지난해 북한에서 생산된 인삼 가공식품 등 신규 생산품이 북중러 무역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중국 시안무역관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중국, 러시아 3국 간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인 ‘북중러국제전자무역망(www.kcreca.cn)’은 지난 2022년도에 생산된 것으로 표기된 북한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말 개성고려홍삼쌀, 사슴뼈추출액, 발효간장 등 지난해 생산된 것으로 표기된 제품들이 등록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시안무역관 측은 보고서에서 관련 판매상과 접촉한 결과 지난 1월 기준 웹사이트에 등록된 제품들은 모두 중국 지린성 훈춘시 보세구에 이미 도착했고 주문 후 1~2 영업일 내 배송이 시작되고 4일이면 시안에 도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중무역 재개를 위한 관련 사업가들의 기초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며 지난해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 북중 온라인 전시회 개최, 그리고 최근 북한의 중국산 쌀 수입 등 다양한 북중무역 재개 신호가 포착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확인한 결과 해당 웹사이트는 지난해 8월 생산된 것으로 표기된 ‘사슴뼈 추출액’을 200 밀리리터 당 108위안, 미화로 약 16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개성고려홍삼쌀, 개성고려인삼차, 개성고려인삼술, 평양초고추장 등 제품의 사진과 설명을 올려놓고 홍보하고 있지만 생산 일자는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웹사이트와 일부 제품 사진에 건강, 천연, 녹색(green), 무오염 등의 홍보 문구를 써붙인 모습도 관찰됐습니다.
이에 대해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홍삼쌀 등 인삼 가공식품은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라며 북한 당국이 건강식품, 친환경 제품에 대한 국제적 수요 증가 추세에 편승하려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 못 먹죠. 그건 절대로 일반인들은 입에 대지도 못하고요… 중국이나 주변 국가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과 환경에 대한, 공해 없는 것들에 대한 수요가 많잖아요. 이런 세계적 흐름을 읽고 북한이 대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웹사이트 상 제품 생산 기업으로는 대동강식품무역공사, 금강산출구품생산사업소, 조선천연보건품공사, 조선개성고려인삼무역공사, 조선장수무역공사, 조선화장품무역공사 등이 명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11월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를 공개 발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2010년부터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6천여 명을 대상으로 북한의 경제활동, 주민생활, 주민의식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입니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출신 지역‧직업‧성별 등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통계 분석, 탈북 시기에 따른 북한 실상의 변화 모습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통계와 탈북민 증언 외에도 전문가 분석을 포함하고 국제사회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영문본 발간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통일부는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북한 경제‧사회‧문화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고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3월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 발간하고 지난달 보고서의 영문판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