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골프 애호가 대회서 ‘나이키’ 제품 수두룩
2024.05.20
UPDATED: 2024-5-28 11:00 PM KST
앵커: 최근 북한에서 열린 골프 경기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상표(브랜드)인 나이키 제품이 다수 포착됐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지난 9일 북한 평양에서 ‘봄철 골프 애호가 경기’가 열렸습니다.
[북한 골프 경기 영상] 여기 평양 골프장에서는 지금 봄철 골프 애호가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약 50여명이 참가한 이 대회는 단체경기와 구획별 경기 방식으로 승부를 겨루는 대항경기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경기 중 골프채를 손에 쥐고 자세를 잡는 선수가 착용한 흰 바지 위로 익숙한 마크(로고)가 눈에 띕니다.
세계적인 스포츠 상표인 나이키(Nike)입니다.
또 다른 선수의 신발에서도 같은 상표가 포착됐습니다.
미국 제국주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청바지도 금지하는 북한에서, 세계적인 미국 상표인 ‘나이키’ 제품을 가지는 건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고위간부들과 엘리트들이고 그들은 사치품을 북한으로 들여올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찾아낸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 이것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사치품과 관련하여 우리가 제재와 관련하여 계속 겪고 있는 문제의 또 다른 예일 뿐이며, 그들은 여전히 그런 것들을 선적 할 수 있습니다.
벡톨 교수는 그러면서 “이것은 오랫동안 매우 큰 문제였으며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 호주 등은 아직 이러한 흐름을 막을 방법을 찾지 못했고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그들이 착용한 제품은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제조한 상품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북한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여러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 지역의 다른 회사들은 그 회사, 북한 회사가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나이키 등 다른 브랜드 이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대북제재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지난 2012년 5월부터 4년 이상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등지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복 브랜드 의류를 만들었고, 이들 의류는 모두 미국으로 수출됐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2020년 한국에서 출간된 ‘세계의 옷 공장, 북한’ 도서에 따르면 미국 브랜드 뉴발란스 점퍼는 북한에서 생산돼 중국 내수용으로 팔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돈이 핵무기 개발이나 또 다른 무기 생산에 사용되는 것은 명백한 제재 위반입니다.
또 세계 각국 기업이 북한산 의류 제품을 수입하는 행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 미국 독자 대북제재 ‘행정명령 13810호’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나이키 측은 기사가 나간 뒤인 5월25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다시 보낸 입장문을 통해 "나이키는 대북제재를 이행중이며 어떤 나이키 제품도 북한에 수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Nike can confirm that we comply with sanctions and do not export product to North Korea.)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
수정: 나이키 측에서 입장문을 뒤늦게 보내와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