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올려라” 북, 중국 파견 회사들 압박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3.12.07
“실적 올려라” 북, 중국 파견 회사들 압박 중국 훈춘의 수산물 가공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
/연합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에 파견한 자국 회사들에 외화벌이 실적을 올리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회사들은 노동자들에게 여러 규정을 제시하며 고된 노동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해외파견 회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연간계획을 독촉하고 있습니다. 중국 요녕성 단동 일대의 북한 생산현장에 걸린 알림문과 규정에 따라 고된 노동에 내몰리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보면 ‘21세기 노예’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단동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5일 “요즘 단동에 파견된 북조선 회사들에는 작업장마다 중앙의 지시에 따라 동일할 것으로 보이는 규정과 규칙을 붙여 놓았다”면서 “이 규정과 규칙대로 연간실적을 총화(결산)한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동의 한 북조선 의류가공회사에서는 작업장에 ‘생산실적총화와 관련한 알림문’을 내붙였다”면서 “북조선 회사 측이 각 작업장마다 이 ‘알림문’을 붙여놓고 연간계획 생산실적을 올릴 것을 다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작업장에 붙인 ‘생산실적총화와 관련한 알림문’에는 ‘작업반별 생산순위 평가기준법’과 ‘개별실적총화 평가기준법’이 제시돼 있다”면서 “이 기준에 따라서 각 작업반, 각 노동자별 연간실적을 총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알림문이 붙은 이 회사는 중국의 명품 의류를 생산하는 의류가공회사로 국내(중국)는 물론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광범위하게 수출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 상품들은 거의 북조선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작업장에 알림문까지 붙이면서 생산실적을 압박하는 회사는 중국에서도 북조선 회사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요녕성 동강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6일 “요즘 동강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에게 각종 규정과 규칙이 제시되었다”면서 “이는 당국의 지시에 따른 압박 조치”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동강의 북조선 회사마다 생산실적총화에 대한 알림문과 작업규정, (임금)삭감규칙 등이 벽보형태로 나붙었다”면서 “만약 작업실수로 재가공을 하게 되었을 때나 수리품(불량품) 발생시 임금을 삭감한다는 규정을 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수리품 알림문에는 하루 작업반 생산품 입고수량에서 수리품이 나왔을 때에는 우선 작업반장의 임금을 삭감한다고 규정했다”면서 “한 작업반에서 하루 생산하여 입고한 의류 200매 중 3매 수리품이 발생했을 때에는 중국돈 50원(7달러)을 삭감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2차까지는 3매에 50원을 삭감하지만 3차부터는 (200점 만점의) 노동자들 계획수행점수에서 (수리품) 1매당 30점을 삭감하게 되어 있다”면서 “월 계획점수 200점(1일 계획이 10점, 20일 가동 시 200점)에서 삭감하므로 작업반 노동자들에게 지급될 임금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3차 부터는  돈이 아닌 점수 삭감이라며 작업반 월 총생산량에서 삭감하기 때문에 작업반 전체 월급으로 삭감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월 계획수행점수 200점일 경우에는 작업반에 월 임금이 전액 지급되지만 100점일 경우 임금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알림문과 삭감규정을 제시한 이유는 노동자의 임금을 더 많이 삭감해 외화를 더 걷어들이려는 것”이라면서 “게다가 각 노동자가 하루 생산계획을 미달하거나 수리품을 냈을 경우 임금 삭감 외에 위생실(화장실) 청소라는 처벌규정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수는 10만 여명 이고 평균 계약금액은 1인당 2000위안~2500위안으로 계산하여 중국회사가 북한 회사에 넘겨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노동자들은 한달에 하루 쉬고, 회사마다 약간 차이가 있지만 야간작업까지 하루 평균 12시간~14시간 씩 밤낮으로 일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 등 북한인권단체과 한국 내 북한전문매체들은 현재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수를 약 10만여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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