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 관광용 모스크바-평양 직항 개설 가능”
2024.09.11
앵커: 러시아 당국이 북한을 여행하려는 러시아 관광객들을 위해 모스크바와 평양을 오가는 직항 노선 개설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11일 니키타 콘드라체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다자경제협력 국장이 최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 간 직항 노선 개설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콘트라체프 국장이 북한 여행 상품이 정해지고 이에 대한 러시아 관광객들의 관심이 있으면 이 직항 노선 개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북러 간에는 블라디보스트코와 평양 간 직항 노선만 있습니다.
그는 이어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올해 초부터 북한 측과 관광 등에서 생산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오는 11월 러시아 관광업체들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주요 휴양지를 둘러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 러시아 관광업체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을 방문하는 여행 상품을 활발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방역조치를 해제한 후 지난 2월부터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약 600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탈리아 나보이첸코 연해주 관광장관은 지난 3일 타스통신에 “지난 2월부터 불과 6개월 만에 약 600명의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했다”며 “관광객의 75%가 상트페테레스부르그 등 다른 지역에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알렉세이 스타리치코프 연해주 국제협력국장은 지난 8일 타스통신에 내년에는 북한을 관광하는 러시아인들의 수가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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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 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해 관광객들에게 가해지는 과도한 통제로 북한을 여행하려는 러시아 관광객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분석돼왔습니다.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엄격한 통제 등에 대한 불만으로 북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란코프 교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관광을 가고 싶은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불만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감옥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제한이 많습니다. 가고 싶은 사람은 있겠지만, 많지 않을 겁니다.
또한 북한 고려항공의 여객기가 낙후해 모스크바와 평양 간 비행을 안전하게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EU 즉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안전기준 미달을 이유로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의 역내 운항을 금지하는 조치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 고려항공의 러시아제TU-204 기종 여객기 2대는 운항 제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고려항공은 2006년 EU 의 전면 운항 금지 항공사 명단에 올랐다가 2010년 3월 러시아에서 TU-204 여객기 2대를 도입하면서 엄격한 제한 아래 EU 상공을 비행할 수 있는 항공사로 조정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 간 거리의 9배에 달하는 모스크바와 평양 사이를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안전하게 오갈 수 있을 지 의심되는 겁니다.
여객기 국제안전기준을 정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로 모스크바와 평앙 간 안전운항이 가능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11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