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 식료공장, 김장용 절임배추 판매 개시
2023.11.13
앵커: 동절기 김장철을 맞으며 북한 지방도시에 절임배추를 시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판매하며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식료공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정부 출범 이후 평양시에는 이전에 없었던 김치공장들이 현대적으로 들어섰습니다. 각종 포장 김치를 국영상업망으로 판매하던 평양김치공장이 지난해부터 절임배추를 시장에 판매해 눈에 띄었는데, 올 김장철에는 지방 식료공장들도 처음으로 절임배추 판매에 나섰습니다. 전국적으로 식료공장에서 절임배추 파는 것은 처음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그제(11일)부터 은산군 주민들의 김장이 시작됐다”며 “올 김장은 장마당에서 절임배추를 사서 담그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절임배추는 군 식료공장에서 직접 판다”며 “김장철을 맞아 식료공장이 절임배추를 장마당에 직접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이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시, 군마다 자리하고 있는 식료공장은 원료와 자재를 국가에서 공급받아 식용유와 된장 등 기초식품을 생산해 지역 주민들에게 국정가격으로 공급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 이후 국가자재공급이 마비되면서 지방 식료공장들은 자체 부업지에서 수확한 곡물로 술과 된장 등을 생산하여 국가명절 때마다 주민세대에 합의제가격(공장에서 정한 시장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을 자력갱생 정책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이에 식료공장 간부들은 자력갱생 실적을 무엇으로 올려야 할지 고민한다”며 “올 김장철에 절임배추를 장마당에 내놓은 것도 자력갱생의 일환이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평안남도 은산군 장마당에서 개인이 판매하는 배추 1킬로 가격은 품종과 품질에 따라 내화 3,000원(미화0.36달러)~1,500원(미화 0.18달러), 군 식료공장에서 판매하는 절임배추 1킬로는 내화 4,000원(미화0.48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평안도 환율시장에서 미화 1달러는 8,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김장철이 시작되자 신의주 장마당에 절임배추가 나왔다”며 “신의주 식료공장에서 파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술이나 된장, 간장 등을 생산하거나 3대 수령 생일마다 어린이 당과류를 생산하던 식료공장이 김장철을 이용해 절임배추를 장마당에 판매해 자금마련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식료공장에는 절임탱크와 상하수도 설비를 갖추고 있어 배추와 소금만 있으면 절임배추 생산이 어렵지 않으므로 절임배추를 장마당에 파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 식료공장에서 절임배추를 생산하는 과정은 배추는 주변 농장간부들과 직접 사업해 1킬로에 1,500원(미화0.18달러)에 사들이고 소금은 서해 염전사업소에서 1킬로 100원(미화0.01달러)에 사들입니다. 이후 공장 탱크에서 배추를 절여 장마당에 판매하는 데, 절임배추 1킬로 가격은 내화 3,500원(미화0.42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시내에서 장마당 장사로 바쁜 가정주부들은 절임배추가 장마당에 나온 것을 반기는 분위기”라며 “배추를 사서 1~2일 간 소금에 절이고 다시 물에 씻어 김장을 해야 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