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위기 속 전시예비식량 주민에 푼다는데...”
2022.05.20
앵커: 코로나로 인한 전국적인 봉쇄조치로 북한 주민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국이 전시예비물자인 2호창고의 식량을 풀어 배급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식량배급을 받은 주민은 없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8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최대비상방역 조치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주민들 속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다 굶어 죽겠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면서 “당과 행정부문 간부들은 당국에서 곧 2호창고(전시예비물자)의 식량을 풀어 주민 생계를 안정시키기로 했다며 주민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전국의 각 도, 시, 군들에 2호창고를 열어 인민생활을 조속히 안정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지난 시기에도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주민 생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시예비물자인 2호창고의 식량을 풀어 제한적이나마 배급을 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전국 도,시,군의 2호창고에 보관된 식량의 량이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일부 지역 2호창고는 지난해 가을(추수) 후 식량을 채워 놓지 못해 비어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때문에 당국에서도 2호창고 식량을 배급하기로 결정하고서도 언제 얼마나 배급하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2년전(2020년) 수해피해가 심해 2호창고의 식량을 주민들에게 풀어주었을 때도 식량배급의 시기와 량, 배급 대상이 각 지역 형편에 따라 들쭉날쭉 했었다”면서 “주민들은 긴급 식량배급을 받고서도 다른 지역 주민들은 어떤 종류의 알곡을 언제 얼마나 받았는지를 알지 못하게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과 행정 간부들은 2호창고 식량을 풀어 배급하라는 지시는 총비서의 직접지시이기 때문에 조금만 참고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지방 식량창고는 지난 해 가을 작황이 나빠 비어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중앙의 지시가 제대로 관철될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전시예비식량 배급은 각 기관 기업소 단위별로 소속 종업원들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전쟁노병, 노인 세대 등 소속직장이 없는 주민은 동사무소에서 나눠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민들은 간부들이 언제 얼마나 식량을 배급하겠다는 것인지 말을 해주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주민들의 식량위기가 극심해져 절량세대(양식이 바닥난 세대)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이에 당국에서 전시예비물자인 2호창고의 식량을 풀어 주민 생계를 안정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고지도부가 이번 코로나 확산 사태를 건국 이래 대동란이며 방역전쟁을 선포하면서 식량위기 해결을 위한 긴급조치에 나선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당국에서는 관영언론을 통해 공식 발표하지 않고 지역당과 행정간부들이 말로만 전하고 있어 주민들은 식량배급에 대해 반신반의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각 도, 시, 군들에 있는 2호 창고의 식량 보관 양도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어 주민들은 지역 실정에 맞게 배급한다고 하지만 자신에게는 며칠 분의 식량이 차려질 것인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2호창고의 식량을 풀어 배급한다고 하지만 그 걸로 며칠이나 버틸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면서 “전시예비식량을 풀어줄 게 아니라 하루빨리 코로나 봉쇄조치를 해제해 주민들이 생계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민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