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흰쌀로 특혜 배급 받는 북 검사들
2022.02.10
앵커: 북한당국이 검찰소 검사들에게 일년 치 배급을 전량 찹쌀과 흰쌀로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냉이 배급도 받지 못하는 일반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9일 “최근 우연히 도검찰소 검사들이 일년 치 배급을 찹쌀과 흰쌀로 한꺼번에 공급받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일반 백성들은 꿈에도 바랄 수 없는 최고급 알곡 배급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3일 대학 동창의 생일에 초청받아 갔다 온 아내로부터 도검찰소 검사들과 직원들이 일년치 배급을 정미(도정)하지 않은 찹쌀과 흰쌀로 한 번에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도검찰소 책임 검사를 남편으로 둔 생일 파티의 주인공인 대학동창이 이런저런 자랑 끝에 직접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은 식량배급을 전혀 받지 못해도 도에서 최고권력기관인 도당위원회나 도인민위원회 간부들은 국가 식량배급을 받기는 하지만 도검찰소처럼 전량 흰쌀과 찹쌀로 받지는 않는다”며 “법을 휘두르는 권력기관인 검찰소가 힘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이렇게까지 특권을 누릴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찰소보다 보위부나 안전부가 국가 식량공급 배정 순위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라며 “군복을 입는 보위부와 안전부는 군대와 같이 군량미에서 식량을 공급받지만 검찰소는 해당 지역의 배급체계(양정사업소)에 속해 공급받게 되어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결국 도당위원회, 도인민위원회, 도검찰소의 간부들은 모두 자기 지역에 배정된 지역 양정국이 보유한 식량 중에서 공급을 받는 것이다”라며 “도검찰소가 일년치 배급을 한 번에, 그것도 전량 찹쌀과 흰쌀로 공급받았다는 것은 검찰소가 얼마나 특권을 휘두르는 권력기관인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각 지역과 단위에 식량을 배정하는 도 양정국 일꾼들도 검열 및 수사 권한을 가진 검찰소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워낙 양이 적은 흰쌀과 찹쌀을 검찰소가 다 가져갔으니 실제로 흰쌀과 찹쌀을 받아야 할 제철소나 탄광,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한테는 강냉이(옥수수)만 배급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시검찰소나 구역검찰소도 도검찰소와 같이 특혜 배급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식량배급을 받지 못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일반 주민들에 비해 볼 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사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10일 “지역에서 최고 법기관인 검찰소 검사들이 다른 기관 간부들보다 더 잘 산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검찰소가 범죄 수사가 아닌 검열이나 요해 사업을 나가도 해당 기관에 있는 사람들은 부들부들 떤다”며 “법을 주무르는 검찰소가 마음먹고 한번 움직이면 해결하지 못하는 물자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성원이 몇 백 명이나 되는 도당위원회나 도인민위원회와 달리 도 검찰소는 검사와 일반 직원을 다 합해도 50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공짜로 생기는 것은 많고 인원은 적으니 명절에 물자공급을 하는 것을 봐도 검찰소가 제일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워낙 부패현상이 많고 뇌물행위가 보편화되다 보니 검열, 조사, 수사, 기소 등의 권한을 모두 갖고 있는 검사는 자기 일만 열심히 해도 재산이 늘어난다”며 “내가 알고 있는 검사가 여러 명이지만 그 중에 아내가 (생계를 위해)장사를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기에 빽이 강한 내 친구는 시당 조직부에 있다가 검찰소 검사로 자리를 옮겼다”며 “그 당시 당 기관에서 일하던 주변 사람들이 당 일꾼으로 있다가 왜 검사로 가느냐고 비아냥거렸지만 솔직히 속으로는 부러워하는 눈치가 보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어느 도시를 가봐도 제일 크고 멋진 건물은 정권 기관인 인민위원회 건물이 아니라 법기관 건물”이라며 “이 나라에서 법을 집행하는 검사, 보위원, 안전원들의 횡포와 부정부패가 심하다 보니 이들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정말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