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분배 분노’ 북 농민들, 농장 간부 구타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24.11.01
‘결산분배 분노’ 북 농민들, 농장 간부 구타 지난달 10일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 강안농장과 금천군 월암농장에서 결산분배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결산 분배에 불만을 품은 농민 7명이 농장 분장장과 작업반장을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최근 국가알곡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해 결산 분배를 받는 농민들의 모습을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결산 분배를 아예 받지 못하거나 제대로 받지 못한 농민들의 원성이 북한의 농촌들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 농촌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 28신문과 방송에서는 결산 분배 소식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결산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진 농장은 하나도 없다국가알곡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한 평안남도와 황해북도, 황해남도의 일부 농장들도 결산 분배로 식량만 주었을 뿐 현금은 단 1푼도 주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결산 분배는 현물 분배와 현금 분배가 있는데 가을철 농민들에게 1년 먹을 식량을 현물로 주는 행사가 현물 분배이고, 농민들이 1년동안 일한 대가를 현금으로 받는 행사가 현금 분배입니다. 북한은 최근까지 농민들에게 결산 분배를 제대로 주지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국가알곡생산계획을 완수한 농장들에 한해 현금 분배는 제외한 채 식량만 결산 분배로 주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산 분배에 항의하는 농민들이 농장 관리위원회에 찾아가 고함을 지르고, 주먹질까지 하는 사건이 양강도의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지난달 19일에는 대홍단군 농사동 분장에서 현물 분배에 항의하던 농민 7명이 분장장과 작업반장을 집단 구타하는 사건까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양강도 대홍단군은 국가알곡생산계획을 92.5%밖에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국가알곡생산계획은 정보(0.99ha)당 감자 40톤인데 무더위와 가뭄으로 하여 정보당 감자 37톤밖에 생산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소식통은 “국가알곡생산계획을 완수했을 경우 농민 1인당 결산 분배로 감자 864kg을 받게 되는데 대홍단군은 국가알곡생산계획을 92.5%로 수행했음에도 농민 1인당 결산분배로 감자 280kg만 받았다국가알곡생산계획 미달에 농민들의 출퇴근율, 여기에 외화벌이를 비롯한 각종 사회적 과제 수행율까지 반영하다 보니 결산 분배의 량이 턱없이 적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대홍단군은 지난해 국가알곡생산계획을 완수했음에도 결산 분배를 제대로 주지 않아 올해 봄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출근을 못했다먹을 것이 없어 출근을 못한 날짜까지 결산 분배에 반영한 데 농민들은 더욱 분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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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경성군 염분농장 결산분배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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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농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0분장장과 작업반장을 집단 구타한 농민들을 놓고 (10) 27, 대홍단군 농사동 분장에서 주민 총회가 있었다농민들에게 술을 먹여 집단구타를 사주한 제대군인 청년에겐 징역 2년이, 나머지 구타에 가담한 6명에겐 각각 노동교양대 10개월부터 6개월까지 처벌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지난 1019, 생일을 맞은 최가() 성의 제대군인 청년이 가까운 농민들을 불러 술을 마시던 중에 발생했다술을 마시고 취기가 오르니 자연스럽게 결산 분배 이야기가 나왔고, 저마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쏟아내게 되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 중에 최가 청년이 직접 작업반장을 만나 따져보자고 했고 이에 농민들이 따라 나서게 되었다불행하게도 그날 작업반장의 집에서도 술판이 벌어졌는데 그 자리에 분장장도 함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집단구타를 한 농민들은 한결같이 먼저 주먹질을 한 사람은 작업반장이었다고 진술했으나 이들의 말은 완전히 무시되었다주민총회를 주최한 대홍단군 안전부(경찰)는 단순히 술을 마시고 분장장과 작업반장을 집단 구타했다는 점만 내세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가를 비방한 것도 아니고 동네 싸움에 불과한 사건을 일부러 크게 키워 힘없는 농민들을 처벌했다는 것이 주민총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하나같은 목소리였다결산 분배로 인해 농장 간부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하도 잦으니 본보기로 이들을 크게 처벌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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