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밀가루 음식 먹어야 “잘 사는 집”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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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밀가루 음식 먹어야 “잘 사는 집” 북한 원산의 한 빵공장에서 종업원이 생산된 빵을 점검하고 있다.
/AP

앵커: 요즘 북한에서는 수입 밀가루를 소비하는 가정이 잘사는 집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수입 밀가루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라고 주민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양강도 김정숙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요즘 신파짝(김정숙군일대)에서는 장마당에서 수입 밀가루를 구입해 빵이나 지짐 등을 만들어 먹고 있는 집이 가장 잘사는 집으로 꼽히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전에는 황해도를 비롯한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찹쌀과 입쌀로 떡을 빚어 먹거나 이밥(쌀밥)을 해먹는 가정이 잘 사는 집으로 꼽혔는데, 지금은 쌀보다 몇 배 비싼 수입 밀가루로 음식을 해먹는 집이 잘사는 집으로 바뀌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중국과 러시아에서 대량 수입하던 밀가루의 유입량이 급감하면서 밀가루 가격이 폭등해 일반 주민이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값비싼 식량이 되었다는 얘깁니다.

 

코로나 이전(2019년 12월) 김정숙군 장마당에서 수입 밀가루 1킬로 가격은 품질에 따라 내화 4,000~4,600원 정도로 국산 쌀보다 가격이 낮거나 같았습니다. 이 경우 주민들은 끈기가 있고 영양가 있는 국산 쌀을 주식으로, 수입 밀가루 음식은 간식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2020.02)로 국경이 봉쇄되자 수입 밀가루 1킬로 가격은 내화 3만원(4.2달러)까지 폭등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2021)부터 해상무역의 부분 재개와 올해(2022) 1월부터 화물열차 운행까지 재개되면서 내화 1만원(1.4달러)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 4월 말부터 해상무역과 화물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수입 밀가루 1킬로 가격이 1만8천원(2.5달러)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수입 밀가루 판매가격이 쌀보다 비싸면 일반 주민들은 사먹을 엄두도 못 내는데, 지금처럼 쌀 가격의 두 세배 이상 오르면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만두 등은 간부와 돈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어서 자연히 가격이 비싼 밀가루 음식은 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러 가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많은 데, 그 중에서도 간식과 부식의 재료로 사용되던 수입 밀가루가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사용되는 특식 재료로 변화한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 초, 소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생일에 아들의 담임선생님을 초청했는데, 소박하게나마 성의를 보이고 싶어 입쌀 떡보다 가격이 비싼 수입 밀가루를 구입해 빵과 만두, 지짐을 부쳐 대접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 이전에는 수입 밀가루가 쌀보다 눅어 밀가루 빵이나 만두는 귀한 음식으로 인식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밀가루가 쌀 가격보다 세배 이상 비싸 밀가루 빵이 부의 상징인 동시에 귀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어 특별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6월 26일 현재, 평안남도 장마당에서 판매되고 있는 (북한산)쌀 1킬로 가격은 내화 5,500원(0.7달러) (북한산)통옥수수 1킬로 가격은 내화 2,800원(0.4달러), 수입 밀가루 1킬로 가격은 내화 1만6천원(2.2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 환율은 1달러에 7,200원, 1위안에 850원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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