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 8~10월 강수량·기온 평균 이상…수확량 감소 위험”
2024.08.14
앵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오는 10월까지 북한의 강수량과 기온이 평균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홍수와 병·해충 발생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정보조기경보국(GIEW)이 최근 발간한 북한 관련 보고서.
보고서는 최신 일기예보를 인용해 이번 달부터 10월까지 북한의 강수량이 평균 이상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폭우로 인한 침수가 홍수까지 이어져 농작물에 대한 심각한 피해뿐 아니라 이재민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같은 기간 북한의 기온도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로 인해 병·해충 발생률이 증가하고 농작물 수확량은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에서 쌀과 옥수수 등 주요 식량 작물을 심는 작업이 지난 6월 마무리됐고, 오는 8월 말부터는 수확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시기마다 찾아오는 계절성 강수는 지난 4월 중순 때맞춰 시작됐고 5~6월 강수량은 평균 이상 잘 유지돼 작물의 초기 생장을 도왔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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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달 내린 폭우는 홍수로 이어져 자라고 있던 작물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7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최대 80%까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 상황과 그에 대한 자세한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저지대에 분포한 논에서 자라던 작물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진단했습니다.
지난달 말 압록강 유역에 쏟아진 폭우로 대규모 수해를 입은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대 농작물 피해도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의 농축산 국제개발협력 전문 비영리 사단법인 ‘굿파머스’의 조현 연구소장은 지난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를 토대로 추산해도 농경지 침수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며, 특히 벼농사가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조현 굿파머스 연구소장 (지난 9일):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만 봐도 신의주는 논 면적의 74%에 해당하는 3000ha의 농경지가 잠겼다고 하고요. 의주에선 밭 850ha가 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이 두 곳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옥수수로 환산하면 약 3만 4000 톤, 쌀로 환산하면 약 1만 2000 톤으로 이는 1만 명의 1년분 식량입니다. 그러니 올해 벼농사는 완전히 망했다고 봐야죠.
앞서 한국 정부가 지난 1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대북 수해 지원을 전격 제의하고 국제기구들도 잇달아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가까운 러시아의 제안 조차 거절하는 등 자력 복구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에디터 홍승욱,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