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 화물운송업체 북중교류 미미해 경영난
2024.07.29
앵커: 코로나 전염병 이전 번창하던 북한 일부 지방 운송회사들이 최근 일감이 없어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코로나 이후 중국과의 물자 교류가 줄어들면서 운수회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연운회사 소속 함흥 지사가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연운회사는 대외경제성 소속으로 주로 화물을 수송한다”며 “평양은 물론 함흥, 신의주 등 주요 지방 도시에 지사를 차렸을 정도로 번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연운회사가 단동, 연길, 장백 등 중국까지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며 자기 자동차로 중국을 드나들 수 없는 작은 무역회사들, 그리고 중국을 오가며 장사 물품을 크게 들여오는 함경남도 화교들이 연운회사 자동차를 많이 이용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러던 연운회사가 몇 년간 일감이 부족해 쩔쩔매고 있다”며 “중국으로 보내거나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자를 운반하는 일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중국을 통한 물자 반입이 주로 단동-신의주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국가가 들여오는 물자다 보니 연운회사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또 각 지방 당국이 혜산, 온성, 나선 등을 통해 필요한 물자를 가끔 들여오긴 하지만 량이 많지 않아 해당 도 무역국이 물자를 직접 운반하는 관계로 연운회사에 일감이 차려지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계속해서 그는 “작은 물동(물량)은 쳐다보지도 않던 연운회사가 지금은 이윤이 조금만 나도 차를 운행시킨다”며 “운전수들에게 일감을 물어오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인과 각 기관이 돈벌이를 위해 가지고 있는 수송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고 또 이들이 전문 운송회사보다 비용을 적게 받는 것도 연운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련기사>
“신의주 세관 근처 트럭 줄지어 대기...트럭운행 정상화 조짐”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청진에도 연운회사 청진지사가 있다”며 “한때 굉장히 높았던 연운회사의 인기가 이전 같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전에 연운회사가 지사 종업원들에 대한 대우를 정말 잘 해 주었다”며 “백미로 식량배급을 주는 경우도 많았고 주요 명절에 돼지고기, 기름(식용유), 당과류는 물론 사과와 바나나 같은 과일도 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모든 게 지사가 가지고 있는 10여대의 자동차가 쉴 새 없이 중국을 오가며 물자 운반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식량 배급도 겨우 주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한때 청진에서 자동차 수리 기술이 높은 사람들이 연운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며 “대우가 떨어지자 연운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간 수리공(정비사)도 몇 명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과의 물자 교류가 회복되길 바라는 회사나 개인이 많지만 연운회사는 더더욱 중국과의 무역확대를 간절히 바랄 것”이라며 “일부 사람들이 김정은이 러시아와 가까워진 만큼 중국과의 관계나 무역이 이전처럼 활발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운송업체 중 단동, 연길, 장백 등 인접 중국 지역을 오갈 수 있는 권한은 노동당 소속 대성무역회사, 군부 소속 강성무역회사, 연운회사 등 몇 개 업체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자료(2024.3)에 따르면 2023년 북중 무역액은 22.9억 달러로 코로나 이전인 수준(2019년 27.9억달러)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제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6년의 53.7억 딸라에 비하면 절반도 이르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내놓은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2조 3천 201억 원, 미화 약 2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고 추정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와 각종 대북제재 여파로 그 동안 마이너스 성장에서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