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두고 다투다 언니가 동생 때려 살해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3.09.27
강냉이 두고 다투다 언니가 동생 때려 살해 식량배급을 타는 북한주민들의 모습.
/연합

앵커 : 북한에서 식량이 없어 굶주리는 절량 세대에 공급하는 식량을 놓고 자매가 다투다가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단 2.5kg의 강냉이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에서 이달 초, 국가에서 나온 구제 식량 때문에 언니가 동생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금의 북한 식량 사정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25일 “이달 초 대홍단군에서 강냉이 2.5kg 때문에 자매간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절량세대에 공급한 구제미를 받은 자매들이 다투다가 한 명이 맞아서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자유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대홍단군에서 이달 들어, 먹지 못해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처한 절량세대 구조 사업을 진행했고 동사무소 간부들이 인민반마다 다니며 절량세대를 파악해 각 세대에 통강냉이 2.5kg씩 배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절량세대들에 배급되는 식량은 동사무소에서 직접 나눠줬는데 동사무소에서 강냉이를 받아 집으로 간 20대의 자매가 식량을 나누며 말다툼을 벌였고 이것이 폭행으로 이어져 결국 이 중 한 명이 사망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들은 감자 고장인 대홍단에 살지만 농장원이 아닌 일반 공장 노동자이고 늘 식량부족에 시달리면서 공장에 제대로 출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이번 자매 사망사건뿐 아니라 대홍단 군에서 상반년도 주민실태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식량 부족으로 올 봄에만 60~70명 가량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며 극심한 식량난이 그대로 드러난 지표”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또 이 사건이 전해지자 인근 주민들은 “강냉이 단 2킬로가 발단이 된 비극이라며 침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도 26일 “강냉이로 인해벌어진 자매 간 비극적인 사건이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굶주리다가 오랜만에 강냉이를 본 자매가 자제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둘은 언성을 높이다가 몸싸움을 벌였고 그런 도중 언니가 부엌에 놓아두었던 절구공이로 동생을 쳤는데 이것이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사건 경위를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사망 사건은 아직 감자 가을이 시작되기 전인 9월 초에 발생했다”면서 “절량세대로 분류된 이 자매는 몇 년 전부터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다가 부모가 사망하자 둘이서 어렵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들은 “고급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용품 공장에 배치됐지만 몸이 허약해 거의 출근하지 못 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자매가 강냉이 2kg 때문에 다투다가 살인까지 저지른 사건은 삽시에 도내에 퍼져나갔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배고픔 때문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며 식량 문제는 뒷전이고 주민 통제에만 매달리는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자매 간 살인 사건은 복수의 현지 소식통이 RFA 에 사건 전말을 전해와 외부세계에 알려졌습니다. RFA는 이번 사건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식량 가격은 양강도 (양곡판매소-야매가)를 기준으로 입쌀의 경우 북한돈 8,000원(1달러)까지 올랐으며 밀은 6,000~6,500원(0.8달러), 강냉이는 5,000~5,500원(0.69달러)에 거래됩니다. 시장 환율은 1달러에 북한돈 8,000원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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