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수직굴서 석탄캐던 북 주민들 안전사고 빈번”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3.05.23
“개인 수직굴서 석탄캐던 북 주민들 안전사고 빈번” 북한군 병사들이 지난 2011년 신의주 강둑에서 석탄을 퍼내고 있다.
/AP

앵커: 탄광이 있는 일부 지역 북한 주민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자체로 수십미터 깊이의 수직굴을 뚫어 석탄을 캐고 있지만 굴이 무너지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석탄자원이 아주 풍부합니다. 하지만 1991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물에 잠기거나 식량전력장비 등의 부족으로 운영이 중단된 탄광들이 많습니다탄광이 있는 지역 주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수십미터 깊이의 땅굴을 뚫고 들어가 자체로 캔 석탄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캐낸 석탄은 주로 양동이에 담겨져 팔리는 데 현재 장마당에서 한 양동이에 2천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 “5 8일경 경성군 생기령노동자구에서 자체로 판 땅굴속에 들어가 석탄을 캐던 주민 2명이 무너져 내리는 흙더미에 깔려 죽었다”며 “굴이 무너지는 사고가 해마다 몇 건씩 발생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경성군 생기령노동자구는 질좋은 고령토와 갈탄이 많이 매장되어 있어 오래전부터 고령토를 캐는 광산과 요업공장, 그리고 석탄을 캐는 탄광이 유명했습니다하지만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광산과 요업공장탄광 모두 오랫동안 생산을 멈추었다가 도자기 생산이 조금씩 이뤄지면서 광산은 그럭저럭 운영이 회복되었지만 탄광은 아직까지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식통은 “생기령노동자구에는 개인이 굴을 뚫어 석탄을 캐는 사굴(석탄 캐는 굴)이 많다”며 “마음이 맞는 주민 3~4명이 함께 순수 삽과 곡괭이로 수십미터 깊이의 땅굴을 파고 들어가 석탄을 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 어디나 식량 못지 않게 땔감이 부족하고 가격도 비싸다보니 ‘아궁이가 이 밥을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서 “시내도 아니고 완전한 농촌도 아닌 생기령노동자구 주민들이 돈 벌기가 어렵다 보니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깊은 굴속에 들어가 석탄을 캐서 살아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개인이 탄을 캐는 방식은 석탄이 있을 만한 장소에 수직굴을 파고 들어가다가 석탄을 발견하면 탄맥을 따라 수평으로 굴을 뚫으며 석탄을 캐는데 수직굴을 몇미터 뚫어야 할지 모르므로 사람 한 명이 드나들 정도로 굴을 좁게 파고 들어가며 석탄을 캐기까지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는 설명입니다.

 

수십미터 깊이에 있는 땅굴 속은 공기가 희박하므로 비닐박막을 말아 만든 관을 통해 굴속에 공기를 공급하는데 그렇게 해도 굴속에 공기가 충분하지 않아 질식사고도 발생합니다.

 

소식통은 “굴이 무너지는 사고는 언 땅이 녹는 봄과 비가 오는 시기에 많이 발생한다”며 “지금까지 굴이 무너져 죽은 사람이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생기령노동자구에만 100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행정 관련 간부 소식통은 21일 “개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원시적인 방법으로 굴을 뚫어 석탄을 캐는 사굴이 있는 도내 여러 곳에서 굴이 무너져 사람이 죽었다는 통보를 접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인들이 자체로 굴을 뚫어 석탄을 캐는 곳은 경성군 생기령뿐 아니”라며 “온성, 회령명천 등 이전에 탄광이 있었거나 현재 탄광이 있는 함경북도 여러 지역 주민들이 돈을 벌기 위해 손으로 뚫은 수십미터 깊이의 굴속에 들어가 석탄을 캐는데 사고가 정말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봄에는 땅이 녹으면서 굴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한 여름에는 공기 부족과 메탄가스 발생으로 질식 사고가 많다”며 “하도 사고가 많아 당국이 개인이 굴을 뚫어 석탄을 캐는 것을 통제하지만 (달리 먹고 살 방법이 없는 주민들이 막무가내로 계속 하기에) 소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양성원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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