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4G 통신망 도입…주민 통제 자신감 엿보여”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4.05.13
“북, 4G 통신망 도입…주민 통제 자신감 엿보여” 평양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를 보며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주민 감시를 시도하는 동향이 관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최근 4세대 통신망을 도입한 것은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마틴 윌리엄스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13일 서울 주재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북한의 디지털 감시 동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주민들의 휴대전화, 즉 손전화 사용을 계속 허용하고 있고 최근엔 4세대 통신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 통제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기존의 3세대 통신망보다 빠른 4세대 통신망을 도입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체제에 반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고 오히려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다는 확신을 반영한다는 겁니다.

 

마틴 윌리엄스 스팀슨센터 연구원: 북한은 주민들의 손전화 사용을 계속 허용하고 있고 최근엔 4세대 통신망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내 10여개 회사가 손전화를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손전화가 불법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쓰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4세대 통신망이 상용화되면 휴대전화를 통한 주민 감시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감시카메라,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간 연결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또 북한 내 기관들이 디지털 감시에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관련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감시카메라 등 하드웨어는 중국산을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습니다.

 

마틴 윌리엄스 스팀슨센터 연구원: 북한은 디지털 감시에 사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 관련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기술 측면에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부족한 재정, 불안정한 전력 공급, 디지털 정보 처리를 위한 고성능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부재 등은 북한의 디지털 감시 체계 구축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이미 인민반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중국 수준의 디지털 감시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인적 감시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윌리엄스 연구원은 지난 3월 북한 정보통신기술 전문 웹사이트인 노스코리아테크에 공유한 글에서 경기도 파주에서 북한의 4세대 통신망 신호가 수신됐다며 남북 접경지역까지 북한의 4세대 통신망이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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