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 복구건설장에 자재거래 암시장 형성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10.21
북 수해 복구건설장에 자재거래 암시장 형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안북도 큰물피해지역의 복구건설사업을 현지지도 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 수해지역 살림집건설에 철근을 비롯한 자재 수요가 늘고있지만 국가로부터 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자재 거래 시장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헤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복구 지역에 자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어 건설기관과 국영기업 간 자재 암거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의주군 수해복구지역마다 공공건물과 살림집 골조공사가 진척되고 있다”며 “가장 급한 자재가 시멘트와 철근”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철근은 도 내 자리한 구성기계공장에서 시멘트는 구장시멘트공장에서 시장가격으로 사 들이고 있다”며 “철근과 시멘트 자재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돈은 주민 세부담으로 거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은 수해복구건설을 다그치라면서도 자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다보니 수해복구 현장에는 공사 초기부터 건설을 맡은 기관과 국영 기업 간 자재거래 시장이 만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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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안북도 큰물피해지역의 복구건설사업을 현지지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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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해복구가 끝날 때까지 자재수요는 지속되므로 주민 세부담도 계속된다”며 “지난 주 구성시에서 주민 1인 당 5천원(미화 0.29 달러)씩 거두었는데, 이번이 세 번 째 부과된 수해지원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수해복구건설은 지방정부 산하 기관 기업소가 조직한 청년돌격대가 구역별로 맡아 진행하고 있는데, 기초공사부터 지금까지 국가자재 공급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기초공사는 청년돌격대원들이 주야 동원되어 진행됐고 살림집건설에 필요한 모래도 돌격대원들이 강가에서 퍼 다가 등짐으로 날라 해결했다”며 “시멘트와 철근은 공장에서만 생산하므로 수해복구건설을 맡은 지방정부는 주민들로부터 수해지원금을 거두어 시장가격으로 (자재들을) 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철근은 청진제강소에서 시장가격으로 팔고 있다”며 “청진제강소에서도 계획 외 생산한 철근을 시장가격으로 판매해야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수해복구 현장에서 요구하는 철근을 시장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강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철근 1톤 가격은 직경에 따라 다른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1.5cm 철근 1톤은 미화 500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최고지도자의 인민애로 선전되는 수해복구현장에 자재거래 시장이 늘어나고, 자재거래 비용이 주민 세부담으로 충당되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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