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푸틴 ‘북러 군사훈련’ 발언에 “동향 주시”
2024.11.08
앵커: 한국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7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북한과 합동 군사훈련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 타스 통신과 영국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러 연합훈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할 수도 있다”며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양국이 지난 6월 체결한 이른바 ‘신조약’을 언급하며 “조약에는 상대방이 침략 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제4조도 있다”면서, 이 조약이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의 윤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8일 관련 동향을 국제사회와 함께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예단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관련 동향을 엄중하게 주시하겠습니다. 정부는 북러 간 상호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지난 정부 성명 이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러 간 군사협력 동향을 지켜보며 그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북러 군사협력에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입니다. 지난달 22일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의 말입니다.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 한국 정부는 북한의 전투병력 파병에 따른 북러 군사협력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여 정도에 따라 무기 지원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종전과 같이 인도주의·평화주의에 입각해 해오던 지원에서 이제는 북한 군의 관여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그 방식을 바꿔 나간다, 그래서 무기 지원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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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간 안보협력 논의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미 국방부는 현지 시간으로 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제23차 국방우주정책 실무협의회(SCWG)를 열고 연합훈련 범위를 우주로 확대해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한 연합 우주위협 대응 연습(TTX)을 신설해 내년 전반기에 처음 실시하며, 한국 군은 적 정찰위성 활동 등을 감시하는 미 우주군 조직에도 참여합니다.
한국과 일본 국방차관은 8일 서울에서 만나 북러 군사협력 차단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한미·한미일 안보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은 최근 북한이 잇따라 불법적인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에 대응해 탄도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국 군은 7일 서해상에서 지대지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소속 부대가 충남 지역 사격장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약 2백 km를 날아가 남쪽 해상 표적에 명중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적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가정한 가운데 한국 군의 현무 지대지 미사일로 도발 원점을 정밀 타격하는 상황에 맞춰 진행됐습니다.
한국 합참은 “이번 실사격 훈련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 도발 원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 및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 군이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군사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