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러시아 파병에 단계적 대응”
2024.11.01
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구체적인 진전 추이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31일 한국 언론 미국 특파원단을 대상으로 기자설명회를 연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
북한의 대러시아 파병 등 북러 군사협력 강화에 대응해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등을 검토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단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파병 이후 북러 군사협력 진전 추이에 따라 대응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하겠다는 것이 한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북한 병력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수준에서 참여하며, 러시아가 어떤 반대급부를 주는지 들여다본 뒤 취할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 단계에서 이와 관련해 확인되는 것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간을 두고 사태 추이를 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사들이 실제로 전투에 참여하는지 여부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대우크라이나 무기 공급 여부 등 정부의 단계적인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실제로 참전하는 것을 지연시키면서 추가 파병을 억제하고, 상황이 더 고조되지 않는 방향으로 심사숙고하도록 국제사회를 통한 압박을 가하며 강한 메시지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달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과 관련해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정보 당국의 분석”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 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고, 그 후과를 계산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실험 실시 여부가 완전히 북한에 달린 상황이며 이를 계속 미루고 있는 것은 나름의 셈법이 있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북한 핵실험 시기 등과 관련해 기존에 내놓은 진단을 거듭 확인한 것입니다. 지난해 6월 당시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의 말입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지난해 6월)] 북한은 핵무기의 소형화와 투발 수단 다양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7차 핵실험 준비도 이미 완료한 상태로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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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미 외교·국방장관들은 현지 시간으로 31일 미국에서 열린 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이 실질적인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 장관은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후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 심화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한국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지속되는 불법적인 무기 이전, 북한 병력의 러시아 파병 등 북러 간 군사협력 심화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양측은 북러 간 군사협력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을 연장시키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안정을 위협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러 안보협력 확대로 인한 도전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식별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지원을 면밀히 주시하고 추가 공개하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측은 현재의 독자제재 체제를 이행하고 더 이상의 불법적이고 무모하며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혀, 전날 한미 국방장관 간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선 빠졌던 비핵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