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실패 추정”…한미일 “북 도발 대응 공조”
2024.06.26
앵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의 북핵 대표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6일 북한이 이날 오전 5시 30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1발로 250여㎞를 비행하다가 원산 동쪽 해상에서 공중 폭발했다며 파편이 반경 수㎞에 걸쳐 흩어져 바다에 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가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과 4월 각각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IRBM)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에선 평소보다 많은 연기가 발생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와 경기도 파주, 연천 등지에서도 관측됐습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연소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일 수 있다”며 추진체 엔진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일 북핵대표는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규탄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정 박(Jung Pak)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이준일 한국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 그리고 하마모토 유키야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은 이날 3자 유선 협의를 갖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북러 정상회담 이후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는 이날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 4일 북한의 GPS 교란, 미사일 도발, 오물 풍선 살포 등에 대한 대응으로 9.19 군사합의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함에 따라 7년 만에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을 재개한 겁니다.
한국 해병대사령부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6여단과 연평부대는 이날 훈련 중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2.75인치(70㎜) 유도로켓 비궁 등 총 290여발을 남서쪽 공해상 가상의 표적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한국 해병대는 이날 훈련 이후에도 정례적인 해상사격훈련으로 해병대 화력운용능력 향상과 군사대비태세의 완전성 제고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제6여단 포병대대장 정구영 중령은 “적이 도발하면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응징할 것”이라며 서북도서 사수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정구영 한국 해병대 제6여단 포병대대장: 해병대는 지금 당장이라도 적과 싸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적이 도발하면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4일에 이어 25일에도 한국을 향해 ‘오물 풍선’을 날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밤 250여개의 오물 풍선을 날렸고 이 중 100여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등에 떨어졌습니다.
풍선 내용물은 지난 24일과 마찬가지로 종잇조각이 대부분이며, 위해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가로세로 8㎝ 내외 크기로 자른, 낮은 품질의 종잇조각이 한 꾸러미 안에 7천개 이상 들어있었다는 것이 합참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한국 군이 이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대북 심리전 방송은 즉각 시행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하면서도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고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지난달 28일 첫 살포 이후 올해 들어 6번째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