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 인권증진 공조 논의...“국제사회 우려 거부 말라”
2024.05.22
앵커: 한국을 방문 중인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한국 외교부를 찾았습니다. 양측은 북한 인권증진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거부하지 말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2일 방한 중인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문 소식을 알린 한국 외교부.
이에 따르면 터너 특사는 이날 전영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을 만나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전 단장은 터너 특사가 이번 방한 일정에 한국 국민 납북 현장 방문을 포함하는 등 그동안 납북 피해자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가져온 것을 평가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납북자와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공론화와 탈북민 보호·지원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오는 24일 한국 고등학생이었던 김영남 씨가 지난 1977년 북한 공작원에 납치된 전라북도 군산시 선유도를 방문해 송환기원비 제막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전 단장은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막는 이른바 ‘3대 악법’을 도입하고 이를 위반하면 공개 처형에 처하는 등 주민들의 알 권리를 극도로 제한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국경 지역 감시 강화를 통해 탈북 시도 자체를 차단하려는 동향이 시민단체 등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북한이 거부와 비난으로 일관하기보다는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북한인권협의’에 이어 한 달 만에 만난 터너 특사와 전 단장은 하반기에도 북한인권 협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터너 특사는 전날인 21일엔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귀환 국군포로 강희열, 김종수, 이선우 씨를 만났습니다.
한국 북한인권단체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도 함께한 이 자리에서 강 씨 등은 미송환 국군포로들이 속히 귀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터너 특사에게 호소했습니다.
물망초에 따르면 터너 특사는 “여러분의 고통과 희생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서 여러분의 존재와 고통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물망초는 22일 ‘물망초의 날’ 행사에서 오가와 하루히사 도쿄대 명예교수에게 제3회 ‘물망초인 상’을 수여했습니다.
오가와 하루히사 도쿄대 명예교수: 한국은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 인권이란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나라라는 내용을 (물망초 홈페이지에서) 봤습니다. 물망초가 한국이란 나라를 평화, 민주주의, 인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오가와 교수는 수상소감을 통해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30년이 됐다”며 “그 동안 북한의 인권 실상은 국제사회에선 상식이 됐지만 아직도 강제 수용소를 없애지 못했고 인도범죄에 대한 책임 추궁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최근 김정은은 통일, 민족 등 대의명분마저 버리고 한국을 최대의 적국으로 규정해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며, 이는 “한류가 침투해 민심이 한국에 기울어져 독재 기반이 무너져가는 것을 절감한 독재자의 발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오가와 교수는 또 “정보가 힘”이라며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과 함께 인권 개념, 사상을 북한에 계속 유입시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촉진시킬 것”이라면서 “강제 수용소 해체, 수용자들의 해방을 하루빨리 앞당기기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망초는 북한 인권증진을 위해 10년 이상 헌신한 개인이나 단체, 국군포로나 납북자 구출에 헌신한 사람 그리고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이들 가운데 한 명을 선발해 매년 5월 물망초인 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