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개성공업지구 지정일을 맞아서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11/11 10:06:42.323769 US/Ea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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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은 개성공업지구 지정일입니다. 개성공단은 2000년 고 정몽헌 현대 아산 회장과 김정일 국장위원장이 건설에 합의한 사업으로 2002년 11월 ‘개성공업지구를 내옴에 대한 정령’이 발표되며 본격적으로 개발됩니다.  그러나 개성공업지구는 2016년 초 폐쇄됐고 벌써 폐쇄 6년 차를 맞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지만 남북한 협력의 가장 큰 사업이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개성공단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요? 남한은 북한보다 1인당 소득이 25배 높습니다. 그 때문에 남한의 중소기업들에게는 노임이 남한보다 싼 개성으로 가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북한 당국에도 개성공단은 가치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남한 기업들은 북한 당국에 땅세를 지불했고 한편으로 공단의 노동자들도 자신의 월급 중 일부를 국가에 바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 노동자들도 얻는 게 없지 않았습니다. 물론 개성공단 노동자의 임금이 남한보다 20-30배 저렴했지만, 이 적은 월급도 북한 노동자들에게 큰돈이었기 때문입니다. 공단은 참여하는 부문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 입장에서 개성공단은 매우 쓸모 있는 수단이었습니다. 북한 정부는 일반 주민들이 남한이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를 때만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은 관리, 통제하기 아주 쉬웠습니다. 공단에는 보위부 밀정이 많이 있었고 노동자들은 자신의 행동을 당국에 열심히 보고해야 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자신이 심한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서 말조심을 하고 자신들이 관찰한 남한 공장들의 모습에 대해 공단 밖에서 거의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갈수록 심해지는 북한의 핵, 미사일 발사 때문에 남한 정부는 공단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남한 여당이었던 보수파는 시작부터 개성공단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이 잘 모르는 일이지만 남한의 중앙정부는 개성공단이 잘 가동할 수 있게 북한에 지원을 주고 있었습니다.

남한 보수파의 논리는 남한이 개성공단 때문에 북한에 주는 지원으로 북한당국이 남한을 겨냥하는 핵,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공단은 문을 닫았습니다.

현 단계에서 개성공단의 부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2017년 말, 미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만든 유엔 결의안에 따라서 북한과의 무역은 거의 금지되었습니다. 결국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경제협력도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상황을 봐도 가까운 미래에 대북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중요한 전례를 남겨 주었습니다. 이후 대북 제재가 완화된다고 해도 북한 경제는 어려운 상태에 머물러 있을 것이고 인민들의 생활 수준도 매우 낮을 것입니다. 바로 그 이유로 북한은 남한을 비롯한 잘 사는 나라의 기업에게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저렴한 노동력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북한은 많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 간부들의 입장에서는 인민들의 낮은 생활 수준은 외국 투자 유치에서 중요한 장점이지만, 그러나 인민들이 이 사실을 절대 알게 하면 안 됩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투자는 개성공단과 같은 형태만 가능할 수 있습니다. 즉 위험한 사상, 위험한 외부 지식의 확산을 가로막는 고립된 형태의 공장만 허용될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북한 경제가 다시 외부에서 투자를 받기 시작한다면 개성공단과 같은 형태의 공단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에디터:오중석, 웹팀: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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