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이라는 사회주의 지상 낙원의 비극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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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일은 북한의 공산주의 정권 탄생일입니다. 북한 선전 일꾼들은 김일성의 유격대와 조선인민혁명군이 북한을 해방하고, 북한에서새로운 정권을 설치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19458월 일본 군대에 항복을 받고 한반도 북부를 해방한  것은 소련의  군대입니다. 당시 일본과 싸운소련군 부대에 김일성과 그 측근들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김일성은 소련군 88여단의 대위였고 부하는 100명 정도였습니다. 김일성 대위의 부대는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하바롭스크 근처에서 주둔했고 일본 군대와는 한 번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김일성은 2차대전이 끝난 지 한 달쯤 지난 후에야 소련군의 명령을 받고 소련 수송선을 타고 원산에 도착했습니다.

1945, 46년 북한을 통치한 세력 역시 인민회의도, 인민혁명군도, 북조선공산당이 아니라 소련군대였습니다. 북한은 1946년 실시한  토지개혁을 지금까지도 자랑스럽게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소련군대가 한 일입니다.  토지개혁법령은 동유럽에서 실시된 것과 매우 비슷하고  사실상 웽그리야에서 실시된 토지개혁법을 복사한 수준입니다. 당연히 웽그리야 토지개혁법이든 북한 토지개혁법령이든, 모스크바의 소련공산당 중앙 간부들이 만든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북조선 군대는 왜 28, 공개적으로 창군했을까요?  90년대 말에 공개된 소련공산당 자료를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자료들은 러시아 기록보관소에서 공개되어 지금은 누구든지 볼 수 있습니다. 자료에서는 28일에 열병식을 하고 인민군 창건을 선포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명령을 내린 사람은 바로 스탈린입니다.

1945년부터 50년대 초까지 북한은 소련이 통치했고 당시에 나온 명령, 법령들은 거의 모두 모스크바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김일성과 박헌영을 비롯한 북한 지도자들과 북한 인민들 역시 이러한 정치를 열렬히 지지했습니다. 물론 당시에 일반 주민들의 다수는 나라를 사실상 소련이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잘 알았다고 해도, 그들은 로동당과 그 관리자인 소련 당중앙을 반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좋든 싫든 1940년대 말 대다수의 북한 일반 주민은 공산주의 이념을 지지했습니다 . 그들은 빈부격차가 없고, 모두 평등하고, 국유화가된 국가를 원했습니다. 그들은 자본주의에 대해서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었고 대신 다 같이 평등하게 열심히 일하는 아름다운 사회주의의 이상을 따랐습니다.

사실 이것은 조금 생각해 보면, 매우 비극적인 이야기인데요. 당시 소련공산당과 조선로동당은 이 같은 약속을 지킬 방법도 몰랐고, 당연히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건설한 국가는 특권계층 간부와 일반 백성들의 생활차이가 심하고, 시장경제보다 훨씬 낙후한 곳이었습니다

 1940년대 말, 북한 일반 주민뿐만 아니라 로동당 간부들, 그리고 뒤에서 북한을 사실상 통치한 소련공산당 간부들 모두 자신들이 북한에서 지상낙원을 건설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공산주의 국가 기준으로도 예외적으로 어렵게 살며 개인숭배와 독재, 억압으로 가득 찬 나라였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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