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숙청 위기에 직면한 북한 경제일꾼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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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식을 보면, 북한 경제 일꾼들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상황은 옛날식으로 말하면 진퇴양난입니다. 한쪽으로 가면 너무 위험하지만, 반대쪽으로 가도 역시나 위험한 상황입니다

북한 공장기업소 지배인들을 비롯한 경제 일꾼들에게 제8차 당대회의 결정, 특히 2월 전원회의 결정은 매우 안좋은 소식입니다. 10년 전에 북한에서 고생이 제일 많았던 사람들은 인민군 장령들이었습니다. 당시에 하루아침에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장령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경제일꾼들이 비슷한 운명에 직면하기 시작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얼마 후 정치범 수용소에 경제일꾼들이 대규모로 도착하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기본이유는 무엇일까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 몇 개월 동안 북한 최고지도부는 중국에서도 베트남에서도 많은 성과를 가져온 시장화 정책을 포기하고, 다시 한번 명령식 경제, 국가사회주의 경제를 부활시키려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노력은 멀지 않은 미래에 큰 실패를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명령식 경제로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생각은 환상입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에서 이러한 주장이 시끄럽게 선전되고 있습니다. 당국은 계획을 가능한 한 높이 설정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최고지도부가 요구하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아예 없습니다. 경제일꾼들은 시달된 계획을 실현할 자원도 능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경제일꾼들이 비현실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엄격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제2차 전원회의서 검찰기관을 비롯한 법기관들이 인민경제계획을 바로 시달하고 정확히 집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경제일꾼들은 석유, 석탄, 전력과 장비 없이 많이 생산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이것은 사실상 기적을 마련하라는 명령입니다. 일꾼들이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수용소나 감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잘못을 저지른 간부들은 강등되거나 조직생활에서 비판을 받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바뀌었습니다. 2월 전원회의 자료는 경제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은 범죄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비합리주의적인 노선을 오랫동안 지속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 3-5년 후에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국가간섭과 통제가 많을수록 경제상황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자기 눈으로 볼 것입니다. 결국 그들은 상황을 깨닫고, 보다 합리적인 노선으로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노선을 변경할 때, 고급간부 여러 명은 2010년에 화폐개혁 실패로 처형된 박남기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입니다. 아마 당중앙 부장이나 부부장 몇 명, 담당 당비서 몇 명의 숙청입니다. 내부 자료에서 숙청된 간부들이 미국간첩이나 일본간첩이라는 웃기는 주장까지 할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숙청당할 고급 간부들에게 별로 동정심이 없습니다. 제가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중급, 하급 경제일꾼들입니다. 중하급 경제일꾼들 중에 함경북도나 량강도의 이름도 없는 무덤으로 갈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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