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러, 북 노동자 더 받나
2023.09.07
최근 러시아와 북한 관계가 다시 빠른 속도로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7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로까지 거론됐던 쇼이구 국방장관이 평양을 방문했고 러시아와 북한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소식도 나옵니다.
양 측은 군수 협력 및 무기 개발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소식이 어느 정도 믿을 만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거의 확실한 것은 북-러 관계개선 덕분에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로 파견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북한 물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통계에서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해외에서 잘 팔리는 북한 제품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북한도 수출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노동력입니다. 북한은 해외 파견 노동자 덕분에 많은 돈을 쉽게 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노동자들은 왜 인기가 있을까요? 역설적으로 북한이 가난한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경제, 사회 지표를 보면 흥미로운 모순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가 좋지 않고 소득은 낮지만, 이에 비해 북한 인민들의 교육 수준은 높습니다. 북한과 1인당 소득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은 문맹자가 많고, 대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학 졸업자 비율은 세계 수준이 아니더라도 가난한 유럽 나라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결국 이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은 기술과 솜씨가 있지만, 국제 기준으로 매우 싼 가격에 일을 시킬 수 있습니다. 개인 자본가이든, 국가 기업이든 그들은 가격은 싸고 좋은 노동력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노동자들에게도 북한 국내의 소득 수준에 비하면 외국에서 번 돈은 큰돈입니다. 흥미롭게도 외국 언론들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해외로 간 북한 노동자들은 자의로 갔을 뿐만 아니라, 해외 파견을 위해 당비서, 검사원 등 여러 간부들에게 뇌물을 고였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매우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한다고 해도, 대부분 해외에 간 적 없는 북한 사람들보다는 많은 돈을 벌어 귀국합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이 기회를 귀중히 생각하고, 북한보다 잘 사는 나라 출신 노동자들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경찰이나 행정기관을 비롯한 외국 당국자들이 북한 노동자를 다른 이민 노동자들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그들이 법을 거의 위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한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법을 잘 지키는 민족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북한 노동자들이 법을 어길 경우 돈 벌 기회를 잃어버릴까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법을 위반할 경우 귀국 후에 조사를 받고, 해외에서보다 더 무서운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로 각국은 2019년 말까지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되돌려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한처럼 제재를 받게 된 러시아가 이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은 높고 이에 따라 러시아는 가까운 미래에 북한의 노동자를 더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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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