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중국은 한국에서 왜 인기가 없나?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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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남한 사람들은 중국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흥미롭게도 중국은 1950년대 한반도로 북한 인민군보다 몇 배나 많은 병력을 파병해 북한을 구하고 남북통일을 가로막은 국가이지만, 얼마 전까지 남한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적대감은 거의 없었습니다. 1970년대 초부터 미국과 사실상 동맹관계를 맺고 함께 러시아 즉 소련을 반대했던 중국이 남한에 위협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1992년 공식 수교 관계를 맺은 이후, 양국 관계는 한층 개선됐습니다. 1990년대 초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한국 사람들은 중국을 다른 어떤 곳보다 사업성이 큰 시장으로 봤습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한국 사람들이 중국 여행을 가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사람들도 남한에 와서, 남한 사람들이 기피하는 힘든 일을 열심히 했고, 돈도 잘 벌었습니다. 중국인 이민 노동자들이 버는 돈은 남한 사람들이 보기에 큰돈이 아니었지만, 중국인들 특히 중국 조선족들은 이렇게 번 돈을 종자돈으로 고향에 돌아가 잘 살았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말해, 남한 사람 대다수는 중국을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잘 못 사는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옛 중국 고전 문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지만, 이 관심은 갈수록 약해졌습니다. 현대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90년대 초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한국 사람들에게 중국은 돈을 벌기 위한 공간이며, 관광지이며, 이민 노동자들이 많이 오는 지역에 불과했습니다.
변화는 2016년입니다. 겉으로 보면 지금까지 극복하지 못한 위기는 북한 때문에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했는데, 한국 정부는 이를 대비해 미국의 미사일 요격 방어 체계를 배치했습니다. 바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입니다.
문제는 방어체계가 북한 미사일 뿐만 아니라 중국 일부까지 사정권 안에 포함했고 중국의 하늘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중국은 이 방어 체계의 배치를 반대했고 반면에 남한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한다면 방어 체계를 철수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노력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중국은 한국 때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중국 경찰은 재중국 한국 식당이나 상점을 열심히 찾아서 소방시설이나 위생시설을 엄격히 점검하고,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문을 닫도록 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한국 영화나 노래도 사실상 금지됐습니다. 이런 조치는 상당 부분 국가적으로 이뤄졌지만 타격은 남한의 민간 업체들이 받았습니다. 결국 남한 사회에서 이런 중국의 대응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며 몇 년 만에 대중국 불만이 폭증했습니다.
2015년 설문조사에서 중국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남한 사람이 37%였지만, 2017년에는 60%, 2022년 80%까지 올라갔습니다.
물론 보다 더 깊은 이유도 있었습니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힘을 이용해 공세적인 외교를 시작했고 이는 이웃 국가들을 자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한국에서 중국은 인기 없는 나라가 됐고 여론 조사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반중국 감정은 반일본 감정을 앞서게 됐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