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수필] 국제노동기구 기준 외면하는 북한

2005년부터 지난 3년동안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북한 인권 결의안은 1년에 한번씩 상정되었습니다. 올해도 북한 인권 결의안은 유엔 총회 제 3위원회에 제출되었는데, 이번 북한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국제노동기구와의 협력을 요구하는 내용도 이 결의안에 들어갔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2008.11.10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국제노동기구는 가장 오래된 유엔 기구입니다. 제1차대전이 끝난 후 베르사이유 조약에 의해 국제 연맹이 구성되었고, 국제노동기구는 국제 연맹의 전문기구로 설립 되었습니다. 제2차 대전이 일어나면서 국제 연맹은 와해됐지만, 제2차대전 이후 국제 연맹 대신 유엔 제도가 구성되면서 국제 연맹 기구 중에서 그대로 살린 전문기구는 바로 국제노동기구였습니다. 그래서 국제노동기구의 역사는 1919년부터 현재까지, 89년이나 됩니다.

국제노동기구는 인권을 지키면서 사회 평화와 조화를 위한 기구입니다. 국제노동기구의 특징은 다른 유엔기구와 달리 유엔 국가들의 대표들뿐만 아니라, 회원국에서 정부기관, 고용자와 노동자들의 대표, 즉 노동부, 노동조합과 사용자 단체들의 대표들을 이사회에 내보내는 것입니다. 남한은 1991년 유엔에 가입하면서 국제노동기구에도 가입했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국제노동기구에 가입되진 않았습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열악하며, 노동인권 또한 심하게 유린된다는 보도가 있었고 몇 년 전부터 휴먼라이츠 워치와 같은 국제인권단체는 북한의 개성 공단 노동 규정의 문제점이 많다고 발표했습니다. 휴먼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개성 공단 노동규정에는 기본적인 노동권리가 유린되고 있다고 합니다. 단체행동권, 노동조합을 구성하거나, 대표를 직접 선출할 권리도, 여성, 아동에 대한 보호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한 회사들은 임금을 북한 노동자들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불하게 되어 있지만, 사실상 북한 정부에서 남한 회사들에게 자신들에게 간접적으로 임금을 전달하도록 하고, 이를 가지고 북한 정부에서 임금을 노동자들에게 지불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노동 기준과 권리를 엄하게 지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독재자와 공산당 간부들은 공산주의 사회가 노동자를 위한 지상낙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공산주의 사회, 정치와 경제 정책은 노동자들까지 포함해 일반 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재자를 숭배하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옛날 북한과 상황이 많이 비슷하던 루마니아의 노동 정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제노동기구 기준에 따라 결사의 자유와 단체 교섭, 파업권, 근로조건, 즉 안전과 보건 기준, 적당한 임금과 근로 시간을 지키며 아동 노동, 강제 노동과 성차별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요.

공산주의 시대 때 루마니아에서 노동자들은 정부의 중앙경제계획에 의해서 정해진 생산목표를 달성시켜야 했습니다. 생산목표에 정해진 생산량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근무 시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연장근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일을 더 많이 하더라도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돈을 더 주진 않고 임금을 줄이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일을 무턱대고 많이 시키다보니까, 안전과 보건 기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일터에서 사고가 많이 나고, 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직업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독재자의 개인 숭배를 위해서 커다란 건물을 짓는데 노동력이 부족하여 군인들과 죄수들이 그러한 공사장에서 일하곤 했습니다. 탄광에서 일하던 군인들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강제노동이었다는 것은 틀림 없습니다. 또 많은 시골 사람들은 공사장이나 공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가을 추수 때 농사할 사람이 없어 초, 중, 고등학생들이 야채와 과일, 옥수수나 감자를 추수하곤 했습니다. 국제노동기구의 기준으로 봐서는 이러한 상황은 아동노동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정부에서 정해 준 하나밖에 없는 노동조합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들의 자유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거나, 파업을 하거나, 임금, 근로 시간, 언전과 보건 분야에 있어서 문제가 많다고 공장 고위 관리인들과 단체 교섭을 하려고 할 경우 비밀 경찰에게 체포를 당해 고문. 구속. 암살까지도 가능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니 19년이 지난 지금 루마니아는 지난 몇년동안 놀라운 경제 발전을 해온 것뿐만 아니라, 이제는 노동 기준과 노동 권리를 지키는데도 놀라운 발전을 해 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 상황을 개선하는데 남한과 같은 선진국으로부터 진출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남한과 같은 국가들은 개성공단과 같은 특수 지대에 제한된 투자를 하더라도 국제노동기구 회원국이기때문에, 노동권리를 심하게 침해하면서 노동권리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없는 나라에 계속 투자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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