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수필] 루마니아 경제 부활의 상징 다치아 자동차

요즘 세계 경제 상황은 어렵습니다. 자동차 회사들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2008.12.23
이유는 주로 미국제 자동차가 유럽, 남한이나 일본제 자동차보다 연료 소비량이 더 많고, 노동 조합들의 힘이 강하여 다른 나라의 경쟁 회사보다 인건비가 더 비싸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캐나다 일간 신문 “The Globe and Mail”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관한 기사를 내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규모 자동차 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루마니아 자동차 “다치아”의 교훈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캐나다 일간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의 자동차 업체 “르노”는 루마니아 자동차 “다치아”를 인수하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한 소형 자동차를 생산하여 유럽연합, 중동,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래서 “다치아”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루마니아 “다치아” 자동차의 역사는 개혁과 개방으로 부활한 루마니아 경제의 상징이라 볼 수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 루마니아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체스쿠 대통령은 1971년 북한을 방문한 후 북한식 독재 체제와 독재자 개인 숭배에 반한 나머지 루마니아식 “주체”를 설립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연필부터 자동차와 비행기까지 모든 것을 국내에서만 생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정부는 자동차 기능과 모양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연구를 위한 투자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루마니아의 대표적인 자동차인 '다치아'를 1960년대부터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진 1989년까지 차의 모양이나 기능을 거의 바꾸지 않은 채 30년 가까이 똑같은 구형차를 생산했습니다.

당시 루마니아의 경제는 자유경제가 아니라, 중앙계획경제였고 루마니아의 자동차 산업은 국내 소비자를 전혀 고려하진 않았습니다. 차를 사고 싶은 사람들은 신청을 한 후 생산력이 부족한 공장에서 차가 나올 때까지 2, 3년씩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1989년말 루마니아의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진 후 루마니아는 쉽지 않은 전환기를 극복하고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남한의 대기업들도 1990년대 초반, 동유럽의 정치, 경제, 사회 변화를 잘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루마니아라는 떠오르는 시장을 놓치진 않았습니다. 루마니아의 자동차 산업이 부활하는 데에는 남한 대기업들의 중요한 역할이 작용했습니다.

남한의 대우는 루마니아 자동차 공장을 인수해 루마니아 소비자들의 생활 양식, 생활 수준과 구매력을 잘 고려하며 생산과 판매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리하여 루마니아 상황에 알맞는 자동차를 1994년부터 루마니아 노동자와 기술자들을 고용해 루마니아에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우자동차 덕분에 루마니아 국내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지자 루마니아의 “다치아” 자동차도 프랑스의 “르노”와 합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르노”와 함께 “다치아” 자동차는 구형 “다치아”의 생산을 중단하고 현대적이며 가격이 저렴한 “다치아 로건”이라는 차를 루마니아에서 생산해 유럽연합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요즘 “다치아” 의 선전도 아주 활발합니다. 며칠 전부터 “다치아 자동차”는 이탈리아 최고 축구 리그 “세리에 A”에 속한 축구단 “우데네세 칼초”의 광고주가 되었으며 이제부터는 이탈리아 축구 경기장에서 우디네세 선수들의 유니폼에 찍혀 있는 “다치아 자동차” 의 광고를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북한도 1989년까지 상황이 많이 비슷하던 루마니아의 교훈을 살펴 봐야 합니다. 공산주의 중앙계획경제 때문에 위기에 빠진 북한의 경제와 산업을 소생시키기 위해 자유시장과 경제 개방을 거부하지 않으며 남한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과 하는 협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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