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독재정권과 보위기관

인류의 근∙현대 전체주의 국가의 역사를 보면 항상 정권을 유지하던 비인간적 범죄를 자행한 보위기관들이 있었습니다. 나치 독일의 경우 ‘게슈타포,’ (GESTAPO), 공산주의 독재국가이던 동독의 경우 ‘쉬타지’ (STASI), 구소련의 경우 ‘국가보안위원회’ (KGB), 로므니아 차우셰스쿠 공산주의 독재 하에 ‘세쿠리타테’ (Securitate) 즉 ‘국가안전보위부,’ 피델 카스트로 공산주의 독재정권 하에 꾸바 (쿠바)의 경우 ‘국가안전보위성’ (DGI), 사담 후세인 정권 하에 이라크의 경우 ‘무카바라트’ (Mukhabarat)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위기관들의 임무는 주민의 안전, 복지와 인권,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것보다 주민들을 통제와 감시, 처벌하고 비인간적 범죄를 자행하면서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보위기관들은 항상 일당 독재 체제에서 나라를 지배하는 유일한 정당의 지시와 지도를 받습니다. 즉, 나치 독일의 경우 나치당, 구소련, 로므니아와 꾸바의 경우 공산당, 사담 후세인 정권 하에 이라크의 경우 ‘바스당’ 등입니다. 북한도 예외가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 72년 동안 김씨 일가와 노동당의 전체주의적 지배 하에서 주민을 탄압하였고 김씨 일가의 권력 3대 세습에 북한의 보위기관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강압, 통제, 감시와 처벌을 담당하는 북한의 주요 보위기관들은 얼마전 까지 만해도 ‘국가안전보위부’ 나 ‘보위부’라 불리던 국가보위성, ‘인민보안부’로 알려졌뎐 사회안전성과 정찰총국 등입니다. 북한의 보위기관들은 구 소련의 지원으로 악명 높은 소련의 비밀경찰로부터 유래했습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체제가 무너진 후 지난 31년동안 북한 정귄은 개혁과 개방을 거부했고 북한의 보위기관들도 독재자의 명령에 따라 주민들의 인권을 가혹하게 탄압해 왔습니다.

북한은 9년 전 2011년12월 제2의 권력세습을 이루면서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감시기구들이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시장을 통제하며 주민들의 외부 전화통화를 금지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북한의 보위기관들은 권력 세습 과정에서 권력유지를 위협하거나 권력세습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과 인물들에 대한 숙청, 무자비한 체포, 비인도적 처벌을 계속해 왔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리영호 총참모장이나 고모부이던 장성택과 같은 인사들을 숙청하면서 사형시켰습니다. 또한 수백명의 고위간부들과 그들의 친척들은 정치범 관리소에 수감돼 고문을 받고 처형당했습니다. 북한이 점진적으로 경제 개혁과 개방을 고려할 날이 오더라도 북한의 보위기관들은 주민들을 감시하고 탄압하는 등 정치적 통제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 보위기관들은 김씨 일가의 정권이 무너지면 자신들도 독재체제와 같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까 봐 고민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졌을 때 구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독재 보위기관과 비밀경찰 기관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의 운명은 비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31년 전 1989년12월 로므니아(루마니아)에서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김일성 전국가주석과 가까운 우정을 맺었던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사형을 당했지만 일부 공산당, 비밀경찰과 보위기관 간부들의 운명은 달랐습니다. 특히 독재 정권 하에서도 해외에서 차우셰스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외화벌이를 담당하던 보위기관 요원과 간부들의 경우 돈과 지식이 있고 세계적으로 인맥이 있어 공산체제가 무너진 후 기업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냉전시대 직후 로므니아의 새로 탄생한 자본가, 백만장자들 중에는 악명 높았던 ‘세쿠리타테’라는 국가안전보위부 출신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로므니아뿐만 아니라, 로씨야 (러시아), 체스꼬 (체코), 벌가리아 (불가리아) 등 공산권이던 동유럽 나라들에서도 비슷합니다.

로므니아와 같은 동유럽 국가에서 공산주의 국가안전보위부 간부가 개방 후 기업가로서 성공했다는 사실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실패한 공산주의 정치, 경제,사회 체제를 포기하고 자유시장과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노력한다면 그들과의 화해와 용서는 가능합니다. 과거 반인도적 죄를 범했을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이런 죄를 범하지 않았을 경우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후회하고 인정하는 보위기관 간부들과의 화해는 가능할 것입니다. 또 독재정권이 무너지기 전에 국제법을 지켜 비인도적 범죄를 막으려는 보위기관 요원은 정권이 무너져도 구원과 용서를 훨씬 더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