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성탄절을 맞이하며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2.12.25

그리스도교에서12월25일 예수님이 태어나신 성탄절은 큰 명절입니다.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에서도 영어로 ‘크리스마스’라 불리는 성탄절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부활절과 1월 1일 신정과 함께 가장 중요한 명절입니다.
루마니아는 제 2차 대전 이후 공산주의 독재 국가가 되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에 의한 정치 탄압과 인권 유린은 특히 1965년부터 1989년까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정권때 가장 심했습니다. 절대적 권력을 가진 차우셰스쿠는 종교를 증오했습니다.
대부분 루마니아 사람들은 그리스도교 신자였지만, 과대망상증에 걸린 독재자는 사람들이 교회나 성당에 가서 신께 예배 드리는 것을 독재자 권력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의 수도를 평양처럼 대중들이 모여 독재자를 숭배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몇 백 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와 성당, 수도원을 불도저로 밀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루마니아가 공산주의 국가가 되기 전까지는 학생들에게 '성탄절 방학'과 '부활절 방학'이 있었지만 무신론을 주장하는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성탄절 방학과 부활절 방학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특히 대학생들이 기숙사에 모여 성탄 축가를 불렀고, 루마니아 젊은이들은 종교적인 믿음은 여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수 백 명이 모여 성가를 부르고 종교 탄압으로부터 독재자 개인숭배와 인권 상실에 의한 반공산주의 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을 포함해 모두 각자의 집으로 보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방학을 다시 허용했지만, '성탄절 방학'과 '부활절 방학'이라 하지 않고, '겨울 방학'과 '봄 방학'이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루마니아에서 마지막으로 보낸 성탄절은 1989년 12월 25일이었습니다. 그때 루마니아에서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1989년 성탄절은 온 국민이 수 천 명의 혁명 희생자들을 애도 할 때  독재자이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와 그의 아내 엘레나는 군사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습니다.
그렇게 사회가 혼란스럽고 슬픔에 잠겼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미래의 소망을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길에서는 총탄이 날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쓰러졌지만, 저의 아버지는 목숨 걸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집으로 가지고 오셨습니다.
아버지의 그러한 행동은 저에게 루마니아 사람들의 가치관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셨습니다. 즉 전쟁, 독재, 혁명, 내전, 대공황, 자연 재해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사람들의 몫은 조상들의 유산을 지켜 자손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탄절을 맞이하여 멀리 떨어진 가족이나 불우이웃을 더욱 더 깊이 생각할 때입니다. 아직도 수백만의 북한주민들은 정치탄압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또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은 성탄절이나 신정과 같은 명절을 즐기고 있지만, 북한의 경우는 다릅니다. 남북한의 7살 어린이 평균 신장 차이는 20센티미터, 체중은 10kg이나 차이가 납니다.
저도 한국에서 10년이나 살았고 또 제가 태어난 루마니아에서 공산주의 독재에 의한 정치와 종교 탄압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명절 때마다 북한 주민들, 특히 북한 아이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북한이 3대에 걸친 김씨일가의 독재하에서 지난 64년동안 종교를 사악하게 탄압한 독재국가였지만, 그전에 평양은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알려진 남북한 기독교의 중심지 중 하나였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독재가 영원한 나라는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정권하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믿음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자유와 종교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의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와 불교 신자들이 성탄절이나 석가 탄신일과 같은 종교적인 명절과 다른 기념일을 자유롭게 맞이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 북한에서도 12월25일 다른 사람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을 축하한다는 뜻의 인사를 하면서 가족과 이웃사람들에게 정을 나누는 그런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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