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독재정권 간부들의 운명
2013.12.24
24년 전 동유럽 독재 정권들이 무너졌습니다. 그 이후 구 소련의 위성국가이던 그 나라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구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지기 전까지 북한과 상황이 가장 비슷했던 동유럽 나라는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였습니다. 24년 전인 1989년 12월 17일, 루마니아에서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공산 독재체제가 무너졌습니다. 12월 25일 성탄절, 독재자와 그의 아내는 군사 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24년 전 루마니아의 젊은이들의 희생을 통해 루마니아는 민주주의로 향하는 전환기에 들어갔습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공산주의 독재 정부의 비효율적 경제 정책, 독재자의 개인 숭배, 언론 검열, 식량 부족과 인권 유린에 의해 루마니아 사람들은 많은 고통을 겪고 살았습니다. 루마니아의 혁명은 12월 17일 루마니아 서부에 있는 티미쉬아라라 (Timisoara)는 도시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티미쉬아라는 다른 루마니아 도시보다 더 개방적이었습니다. 루마니아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던 유고슬라비아의 국경에 가까웠기 때문에, 유고슬라비아에서 수입 소비재가 부족한 루마니아로 밀수품이 들어와 우선 티미쉬아라의 장마당에서 팔리곤 했습니다. 그 당시 인기 좋았던 수입 청바지, 신발, 운동화, 전자손목시계, 전자제품이나 록음악 음반과 테이프를 티미쉬아라의 장마당에서 구입해 다른 루마니아 도시의 암시장에서 파는 상인들이 있었습니다. 심각한 언론 검열 때문에 루마니아 사람들은 외국 TV방송을 볼 수 없었지만, 티미쉬아라 사람들은 서유럽과 더 가까웠기 때문에, 위성 안테나 없이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서도이췰란드나 조금 더 개방적인 공산국가 마쟈르와 유고슬라비아 방송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티미쉬아라 사람들은 서유럽, 특히 서도이췰란드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많은 티미쉬아라 사람들의 친척이 서유럽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인 서유럽에서 온 관광객과 티미쉬아라 사람들의 친척은 티미쉬아라를 많이 방문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동유럽의 공산주의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은 다른 도시보다 티미쉬아라에서부터 알려졌습니다.
1989년 12월 17일 티미쉬아라에서 일어난 반공산주의 반독재 혁명이 전국으로 퍼져 군대는 결국 국민의 편에 서고 1989년 12월 25일 차우셰스쿠의 악명 높은 정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유혈 혁명이 일어난 동유럽 나라는 루마니아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는 다른 동유럽 공산주의 독재자와 달리 권력을 포기하지 않았고 개혁과 개방을 피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폭력을 통해 세력을 끝까지 유지하려는 차우셰스쿠는 체제를 유혈적 혁명을 통해서 무너뜨릴 수 밖에 없었으며, 인명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독재자와의 화해의 길이 없었으며 독재자가 군인들에게 붙잡혀 비참한 말로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루마니아에서 몇 명을 제외한 공산당, 비밀경찰과 보위기관 간부들의 운명은 반공산주의 혁명 이후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독재 정권 하에서도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하던 보위기관 요원과 간부들의 경우 돈과 지식이 있고 발이 넓어 공산체제가 무너진 후 기업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의 백만장자들 중에는 악명 높았던 ‘세쿠리타테’라는 공산주의 때 국가안전보위부 출신들이 많습니다. 루마니아와 같은 동유럽 나라에서 공산주의 국가안전보위부 간부가 개방 후 기업가로서 성공했다는 사실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실패한 공산주의 정치. 경제. 사회 체제를 포기하고 자유 시장과 자본주의 경제에 의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며 노력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들과 하는 화해와 용서는 가능합니다. 루마니아를 교훈 삼아 과거 반인도적인 죄를 범했을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고 이런 죄를 범하지 않았을 경우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후회하고 인정하는 보위기관 간부들과의 화해는 가능하다고 보며60년 넘게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권력세습이 두 번이나 이뤄진 북한의 독재정권 또한 영원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