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착취계급’으로 변한 북한의 ‘혁명계급’
2022.12.20
역사를 보면 많은 독재자들이 ‘혁명’과 ‘혁명화’를 이용하여 자신의 절대적 권력을 정당화시키려 했습니다. 북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일성 저작 선집’ 3권 45-46 페이지를 보면 ‘혁명적 동지애’와 관련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서로 구원해주며 생사 고락을 같이한 혁명동지들보다 더 친근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혁명동지들의 집단은 어떤 가정보다도 더 단합되고 화목한 집단이 됩니다.
혁명가들은 자신의 동지들을 위하여, 혁명집단을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고 투쟁합니다.’ 또한 ‘김일성 저작 선집 2권 342페이지를 보면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빨찌산들은 시종일관 인민을 위하여 싸웠으며 상하간에 서로 사랑하고 믿었으며 동지적 의리와 혁명적 우의로 굳게 뭉쳐 있었습니다.’
말로는 그렇습니다. 실제로 김씨 일가는 1994년7월, 2011년12월 권력세습을 두번이나 이루면서 중세 시대 왕조처럼 철권 통치를 해 왔습니다. 김일성에 의하면 ‘공산주의자는 오직 인민의 리익을 위해서 몸바쳐 싸우고 인민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고위 간부된 ‘빨찌산’들과 ‘빨찌산’ 자손들은 인민들을 탄압하고 굶기면서 중세 시대 귀족처럼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지도자와 주변 고위 간부들은 값비싼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면서도 인민의 식량, 보건과 인간 안보를 위해서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지배계급 역시 인민의 이익을 위해 몸바쳐 싸우지도 않고 인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보다 자신들의 번영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김씨 일가와 고위 간부들은 인민을 위한 ‘혁명계급’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민들을 굶기고 탄압해 온 ‘착취계급’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공산주의 독재의 기본적 모순과 실패라 볼 수 있습니다.
냉전 시대에 같은 공산권 독재 국가이던 로므니아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총비서는 1971년 북한을 처음으로 방문하면서 김일성 전 국가주석과 긴밀한 우정관계를 맺었습니다. 또한 차우셰스쿠는 북한식 독재자 신격화, 독재자 우상화를 위장한 북한식 건축에 첫눈에 반해 로므니아를 북한과 비슷한 독재국가로 변화시키려 했습니다. 그래서 차우셰스쿠 우상화를 위한 웅장한 광장과 건물을 짓기 위해 주민들을 굶기고 탄압했습니다. 로므니아 독재자와 공산당 고위 간부들은 북한처럼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일반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살았습니다. 물론 차우셰스쿠와 주면 고위 간부들도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사는 ‘혁명계급’이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차우셰스쿠와 로므니아 고위 간부들도 북한처럼 ‘혁명계급’이 아닌 ‘착취계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33년 전1989년12월17일부터 25일까지 로므니아 주민들은 유혈적 반공산주의 혁명을 일으키면서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그 당시 다른 동구라파 나라들은 로므니아와 달리 무혈적 혁명을 통해 공산주의 체제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탄압이 심하면 심할수록 독재 체제의 붕괴는 더 폭력적이고 피투성이의 과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89년 12월 17일, 로므니아 서부에 있는 ‘티미쉬아라’라는 도시에서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티미쉬아라는 유고슬라비아와 마쟈르(헝가리) 국경에 가까우며 북한의 신의주처럼 밀수입과 비공식적 시장 활동이 활발한 도시였습니다. 로므니아 당국은 바깥세계의 정보를 심하게 통제하려 했지만 주민들이 몰래 듣던 외국 라디오 방송을 통해 티미쉬아라 사태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단 며칠 만에 혁명은 온나라로 퍼졌습니다.
조급했던 차우셰스쿠는 로므니아 수도 부꾸레슈띠 중심가에 있는 공산당 본부 베란다에서 수 천명의 주민들을 모아 놓고 또 연설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 날, 25년 동안 차우셰스쿠의 연설 때마다 그를 ‘위대하신 영도자’라 구호를 외쳤던 군중은 독재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25년 동안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차우셰스쿠는 옆에 있던 아내와 공산당 간부들과 함께 공산당 본부 건물 안으로 즉시 도피했습니다. 이날 밤 차우셰스쿠와 그 일당이 공산당 본부건물 안에 피신해 있는 동안 로므니아 수도인 부꾸레슈띠에서는 반공산주의 혁명이 크게 번졌습니다.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그의 아내인 엘레나는 헬기를 타고 외국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로므니아 군에 의해 생포되었습니다. 1989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성탄절에 차우셰스쿠 부부는 군사 재판을 받고 사형을 당했습니다. 그들이 사망하자 내전으로 붕괴할수도 있었던 로므니아 전역에서 시위는 그쳤습니다. 드디어 로므니아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전환되는 길이 열렸습니다.
북한 독재정권은 동구라파 공산독재 정권들이 무너진 지 33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봉건 조선 왕조, 일제강점기, 소련식 공산주의 등 지난 600년 가까이 전체주의 정치체제 밖에 몰랐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경우 개혁과 개방, 변화를 꿈꾸는 것이 33전의 자유를 되찾은 로므니아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로므니아와 다른 동구라파 나라들의 교훈을 보면, ‘착취계급’으로 변한 북한의 ‘혁명계급’은 정치.경제.사회 개혁과 개방 없이 인민들을 영원히 착취할 수 없으며, 또한 인류 역사상 영원한 독재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