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음식과 세계화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8.12.11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12월1일 성황리에 진행된 전국김치전시회를 계기로 하여 ‘민족의 우수한 음식문화를 적극 장려하고 발전시켜나가자’라는 제목으로 북한음식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으로 만들자는 기사를 발간했습니다.

북한의 전통음식이 맛있고 ‘조선김치’라 하면 한국처럼 수백 가지가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운영하는 북한식당을 가 보면 ‘평양냉면,’ ‘돼지 앞다리 찜,’만두, ‘두부밥,’ ‘감자전’ 등 맛있는 북한음식을 시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양냉면, ‘함흥냉면’ 등 북한식 냉면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북한음식이 대중화되었다고 할 순 없습니다.

남북한 음식이라 하면 한국음식이 이미 세계적으로 인기가 좋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남풍’이라 불리는 ‘한류열풍’이 온 세계에 퍼져 있습니다. 세계에서 명성을 얻은 한국의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과 조선 산업뿐만 아니라, 지난 10여년동안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음악, 연극, 음식과 컴퓨터 게임 등이 아시아, 중동, 유럽, 남미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어 왔습니다. 이 문화 현상을 ‘한류열풍’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규모이지만 북한은 정반대로 많은 주민들이 식량난과 영양실조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2018년에는 남북, 미북,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웃 나라를 핵무기와 미사일로 계속 위협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물론 북한 주민들은 어렵게 살고 있지만 북한의 지도자를 포함한 고위관리들은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 왔습니다. 1988년부터 2001년까지 13년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씨는 2003년 9월 자신의 회고록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2001년 4월 고국인 일본으로 탈출한 겐지씨는 이 회고록에서 자신이 직접 목격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간부들의 생활 양식을 전했습니다. 회고록에 의하면 겐지씨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즐기던 고급 프랑스제 포도주와 코냑, 덴마크제 돼지고기, 체코 맥주, 일본 생선과 열대 과일을 구하려고 김정일의 명령으로 온 세상을 돌아다녔습니다. 겐지씨에 의하면 ‘고난의 행군’때 북한 주민들은 굶을지라도 김정일은 온 세계 가장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술 창고에 수입 포도주가 만병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2001년 북한을 탈출한 후지모토 겐지씨는 김씨 일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폭로했기 때문에 북한 비밀요원들에게 암살을 당할까 봐 12년동안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2012년에 후지모토 겐지씨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11년만에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겐지씨에 의하면 평양에서 자신을 환영하기 위한 만찬도 있었고, 자신이 북한을 탈출한 후에도 북한에 남겨져 있었던 아내와 딸도 만났습니다.

겐지씨는 그 당시 김정은 위원장에게 앞으로 북한에 계속 드나들 수 있도록 허락도 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어렸을 때 즐기던 생선 초밥이 그리워 후지모토 겐지씨를 용서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 김씨 일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폭로해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 ‘배신자’로 볼 수 있는 겐지씨와의 화해의 목적은 김정은 개인숭배를 창조하는 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도부를 포함한 북한의 고위간부들만 맛있는 전통음식을 즐긴다면 북한음식이 세계화 되긴 어렵습니다. 북한음식을 한국음식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으로 만들려면 우선 북한의 사악한 인권유린과 식량난, 영양실조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개혁과 개방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북한이 21세기 문명국으로서 국제사회에 합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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