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이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3.11.28
[스칼라튜] 북한이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북한은 지난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발사장면 지켜보는 김정은.
/연합뉴스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북한은 지난 11월 21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이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결의에 의한 제재 위반이었습니다. 또한 그 발사는 문재인 한국 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가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평양공동선언에 의해 맺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데 대응해 9·19 군사합의 1조 3항의 효력정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것은 상식입니다. 북한은 노골적으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면서 군사정찰위성을 통해 한국 대상 항공감시를 하려 하기 때문에 한국도 항공감시를 재개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이 남북 아시아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김씨 일가 정권에게 가만히 있으면서 당하기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결국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1인 독재 국가입니다. 한국은 주민의 자유투표를 통해 5년마다 대통령이 바뀝니다. 많은 한국 대통령들, 특히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즉 한국의 진보 진영 지도자들은 북한과의 협상을 추진하면서 남북한 민족 화해, 경협, 평화, 또 북한의 경제발전을 이루려 했습니다. 그러나 민족 화해와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경협을 추진할 기회가 있을 때미나 김씨 일가 정권의 반응은 항상 파괴적이고 부정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2020년 6월 남북한이 교류하고 소통하던 건물인 개성의 남북공동연락 사무소를 폭파시켰습니다. 한국은 북한에 코로나 백신 지원을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 중요한 인도적 지원도 거부했습니다.

 

앞으로 한국과 북한, 미국과 북한 간의 외교와 협상이 다시 이뤄지게 된다면 가장 바람직한 결과는 북한 비핵화 과정을 정리한 ‘비핵화 로드맵,’ 즉 비핵화로 향하는 지도를 도출해 내는 것입니다. 그래야 미국과 한국, 다른 선진국이 대북 인도지원과 나중에 개발지원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국, 미국, 유엔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고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다시 가입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 정권은 한국, 미국,  국제사회와 합의해 비핵화 시간표를 정하고 핵무기, 핵물질 제조와 핵무기 시설, 또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핵무기 운반체 시설을 신고, 폐기하고 제거해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무기 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도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보기 때문에 이러한 대량살상무기도 북한은 신고하고 결국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없애야 합니다.

 

또한 북한이 열악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대북 협상, 지원이나 경협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북한의 비핵화는 필수적이지만 12만 명 이상이 수감돼 있는 정치범 관리소, 또한 교화소, 집결소, 구류장을 포함한 불법구금시설을 운영하는 나라는 국제사회에 합류하기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북한 비인간적, 반 인륜 범죄를 포함한 인권 문제도 핵과 미사일, 군사, 안보 사안과 함께 반드시 거론해야 합니다.

 

북한과의 협상 기록을 보면 김씨 일가의 신뢰도는 아주 낮습니다. 북한은 1985년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가입했으나 1993년 이 조약을 탈퇴했습니다. 그 이후 북한 정권은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핵합의’를 체결했지만, 그 합의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2007년 북핵 6자회담이 진행돼 북한은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사찰 수용을 조건으로 중유 100만 톤 등 경제적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이 합의도 위반하고 결국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2012년 2월 29일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일시 중지하고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그 합의도 위반하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23년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시험과 최근  ‘군사정찰위성’까지 집중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법,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의 지적을 무시하며 인권을 유린하고, 주민들을 굶기고 탄압하며 희생시키면서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 왔습니다. 김씨 일가의 최종 목표는 양이 한정된 재처리 플루토늄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손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탄을 보유하고 또 핵탄두를 소형화 해 장거리 핵미사일을 만들어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를 협박하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김씨 일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 주민들의 보건, 식량, 경제 안보 등에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북한 정부는 무기를 개발하는 데에만 돈을 많이 쓰고 주민들의 복지에 대해 신경 쓰지 않습니다.


북한이 제대로 지킨 국제 조약, 규약이나 합의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북한은 인준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포함하여 모든 국제합의를 탈퇴했습니다. 북한이 남북한, 미북, 국제사회와의 정상외교를 통해 잃어버린 신뢰성을 점진적으로 되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현대화와 경제 발전은 검증가능한 핵과 미사일 폐기, 인권개선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습니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와 노동당에 의한 무책임한 정책에 의해 잃어버린 신뢰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발전 관련 합의와 조약을 계속 탈퇴한 북한이 이 이슈를 통해 신뢰성을 되찾긴 어렵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대북인권우선접근과 조치를 취하면 희망이 보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북한 정권이 그 접근을 맹렬히 거부할까요? 김씨 일가 정권이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할 의도가 보이면 어느 정도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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