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권력세습 공화국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2.11.22
[스칼라튜] 권력세습 공화국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꼭 닮은 딸.
/연합뉴스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북한은 올해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달 2일만해도 스물 다섯 발 가량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지난 18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부인과 딸을 대동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화성-17형 미사일은 한국, 일본, 미국까지 위협하는 무기입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부인과 딸까지 직접 관람시킨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첫째, 김정은 총비서는 부인과 딸을  노출시킬 정도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담당 학자와 전문가들을 신뢰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김정은 총비서는 김씨 일가의 다음 세대를 북한인민들과 세계언론, 국제사회에 보여 준 것입니다. 북한은 더이상 인민공화국이 아니라, 핵, 미사일과 다른 군사력을 바탕으로 하는 김씨 일가 권력세습 공화국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11년 12월17일 열차 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74년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공식 후계자로 내정되어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7월부터 절대적 권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구 소련이 와해되고 냉전시대가 끝난 후1990년대 중반부터 ‘고난의 행군’과 같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탄압, 통제, 압박과 공포정치로 권력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김정일 정권 아래서 북한은 주민들의 생활과 인권 상황을 개선하려 하지 않고, 김씨 일가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개발로 한국을 포함한 이웃나라를 위협하여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었습니다.

 

김정일의 사망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2008년 여름 북한의 지도자는 뇌졸중을 경험했습니다. 뇌졸중 환자들은 대부분 5년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김정일은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상속받기 위해 1974년부터 1994년까지 20년 동안 준비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의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은 북한의 권력을 물려받기 위한 준비기간이 3년밖에 없었습니다. 김정일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을 때 나이는 53세였지만,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받을 때 나이는 27세의 아주 젊은 나이였습니다.

 

젊은 김정은에게 3년동안의 짧은 준비기간을 거쳐 북한의 지도자가 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무서운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아버지와 달리 할아버지처럼 자손들을 미리 김씨 일가 4세대 권력세습을 위해 준비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리설주 부부의 자녀와 관련해 지금까지 북한 언론에서 공개한 사실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보당국에 의하면2010년생 아들, 2013년생 딸, 2017년생 자녀 3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정은이 정한 후계자가 딸인지 아들인지 아직까지 알 순 없지만 권력세습을 위한 준비가 벌써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선대 정권보다도 더 사악한 탄압, 통제와 숙청을 통해 지난 11년동안 정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김정은은 고모부이며 김일성의 유일한 사위 장성택을 2013년 12월 지대공 기관총으로 처형시켰습니다. 또 김정은은 이복형인 김정남을 2017년2월 말레이시아 꾸알라 룸뿌르 국제공항에서 국제법에 의해 사용이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인 VX독극물로 암살했습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과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독재와 독재자들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김정일이 사망하기 두달 전 2011년10월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시민군에게 붙잡혀 총살을 당했습니다. 33년전인 1989년  12월25일 김일성과 관계가 가까웠던 로므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도 군사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과 국제사회는 지난 30년 넘게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통해 북한 인민들의 생활과 인권을 개선하길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냉전시대 이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정권 하에서 주민들의 인권과 식량권 등을 포함한 인간안보를 희생시키면서 김씨 일가 권력세습을 위한 핵과 미사일을 계속 개발해 왔습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독재는 있을 수 없습니다. 역사적 교훈은 그렇지 않지만, 북한에선 과연 김씨 일가가  4대까지 이어 일반 인민들을 통제하고 탄압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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