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 맥주생산을 대표하는 대동강 맥주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3.10.10
[스칼라튜] 북한 맥주생산을 대표하는 대동강 맥주 평양 대동강맥주축전 모습.
/연합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일 앞두고 지난 10월 2일 로동신문은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산과 경영활동을 새로운 과학적 토대 위에 올려 세우고 든든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동신문에 따르면 대동강맥주공장이 10대 최우수기업에 포함됩니다. 북한에서는10대 최우수기업에 올랐으면 국가적으로 생산량이 많고 품질도 높고 종업원 일인당생산액도 높고 평균노동보수 수준도 높습니다. 대동강맥주공장이 특히 좋은 품질과 많은 생산량에 의해 여러 건의 발명증서를 수여 받았습니다.

북한 당국은 2000년도에 중고 맥주 양조장을 영국의 윌트셔 (Wiltshire)에 위치한 ‘브리티시 어셔즈’(British Ushers)라는 회사로부터 들여왔습니다. 영국 양조장을 분해해서 조각 조각 북한으로 수입해 공장을 다시 조립했습니다. 그 당시 ‘고난의 행군’ 직후라 많은 북한 사람들은 식량 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북한 당국이 미화 백 오십만 달러를 내고 그 중고 양조장을 구매했습니다. 그 중고 영국 양조장과 장비를 가지고 대동강 맥주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대동강 맥주 공장은 2002년 7월부터 운영하게 되었습닌다. 평양 동쪽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든 대동강 맥주, 특히 생맥주는 평양의 호프집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에서도 약 15년 전부터 ‘대동강 맥주’를 선전하는 동영상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대동강 맥주는 도수 5.7%로 다른 대량생산 아시아 맥주에 비해 좀 더 독합니다.

품질 높은 맥주를 양조하려면 공장과 기계가 중요하지만 역동적이면서도 높은 질을 가진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선택 받은 북한 노동자와 기술자들은 직접 영국에 가서 몇 개월 동안 개리 토드 (Gary Todd)라는 영국 전문가에게 맥주를 양조하는 요법을 배웠습니다. 개리 토드는 나중에 대동강맥주를 시음하면서 자신의 북한 제자들이 질이 좋은 맥주를 양조해서 만족스럽다고 했습니다.

품질 좋은 맥주를 양조하려면 공장, 기계, 높은 질을 가진 노동력도 중요하지만 맥주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인 이스트 (yeast), 즉 효모균과 맥주의 맛과 향기를 내는 맥주제조용의 호프 (hops)도 중요합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2001년 기차를 타고 로씨야 (러시아)를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김정일이 로씨야를 방문하다 로씨야산 맥주 '발찌까(Балтика·Baltika·발티카)'를 시음했습니다. 김정일은 그 로씨야 맥주에 첫눈에 반한 나머지 ‘우리는 이런 거 왜 만들지 못하나’라고 하며 귀국 후 세계적인 수준의 맥주를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영국 양조장을 구입하여 대동강맥주 공장을 세웠습니다.

 

또한 북한 대동강맥주의 원조로 꼽히는 로씨야산 '발찌까' 맥주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래서 대동강 맥주는 영국 기계와 기술, 북한 노동력, 로씨아산과 비슷한 효모균과 호프를 결합시켜 탄생했습니다. 대동강 맥주의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금강맥주, 룡성맥주, 봉학맥주와 함께 북한 맥주생산을 대표하는 4종류의 맥주 중 하나로 인정 받았습니다.

 

맥주는 세계적으로 물과 차 다음 3위로 인기 많은 음료수입니다. 선진국 사람들도 맥주를 마시고, 개발 도상국 사람들도 맥주를 마십니다. 가격에 따라 질이 다를 수도 있지만 부자도 맥주를 마시고 가난한 사람들도 맥주를 마십니다. 맥주의 품질과 맛도 중요하지만 맥주를 둘러쌓은 문화와 환경, 풍습도 중요합니다.

 

18세기 미국을 세운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자 미국의 초대 정치인, 과학자, 외교관과 계몽사상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은 ‘맥주는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시며 우리가 행복하길 바라신다는 증거’ 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맥주라하면 특히 동구권 나라들의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분리되기 전 체스꼬슬로벤스꼬의 마지막 대통령, 또는 체스꼬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과 ‘건국 아버지’는 2011년에 사망한75세 바츠라프 하벨 (Vaclav Havel)이었습니다. 하벨은 공산주의 독재를 반대하던 반체제 극작가 출신이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정부는 수백 년을 걸쳐 유명했던 체스꼬의 맥주 양조장들의 주인들을 숙청하여 몰아내고 그들의 공장들을 압수하여 국유화했습니다. 하벨이 젊은 시절에 일하던 맥주 공장은 공산주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맥주 생산법을 잘 알면서 맥주 제조에 자부심을 가지던 공산당 간부가 들어왔습니다. 그 사람의 노력으로 공장 노동자들은 영감을 얻어 북한의 대동강 맥주처럼 비효율적인 공산주의 경제 체제하에서도 질이 아주 좋은 맥주를 생산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 경제는 시장경제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로부터 내려온 중앙계획에 의해 움직입니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능력이 있는 기업가들은 번영하지만, 공산주의 독재 국가이던 체스꼬에서 맥주를 사랑하고 보람을 느끼며 일을 열심히 하던 하벨의 공장 간부는 질투가 심한 다른 간부들의 미움을 받아 해고를 당했습니다. 하벨이 자신의 이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자유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효과적인 자본주의 경제와 멸종의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비효율적 공산주의 경제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곤 했습니다.

 

 

물론 현재 자유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된 체스꼬는 질이 높은 온 세계에 알려진 맥주의 전통을 또다시 살리게 되었습니다.

 

유럽으로부터 기술을 수입해 북한에서 질이 좋은 맥주를 생산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입니다. 앞으로 북한이 체스꼬처럼 경제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 북한의 주민들도 국유 산업이 아닌 개인 양조장을 운영할 때를 기대해 봅니다. 물론 맥주는 중국, 꾸바 (쿠바), 미얀마,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도 생산됩니다. 그러나 맥주는 여러 명이 모여 자유로이 토론할 수 있다면 표현의 자유를 증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건국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과 체스꼬의 ‘건국 아버지’ 바츠라프 하벨이 좋아하던 맥주가 북한에서도 자유시장과 표현의 자유의 상징이 될 날을 기대해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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