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 선전·선동 담당 비서 김기남 사망
2024.05.14
며칠 전 북한 선전.선동 담당 비서 김기남은 94세로 사망했습니다. 김기남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김씨 일가 3대에 걸쳐 북한 1인 독재를 찬양하는 선전을 담당했습니다. 북한 선전, 선동의 아버지이던 김기남이 사망했다고 해서 북한 선전선동부의 역할이 달라질까요?
사실 독재 국가 뿐만 아니라 선전은 모든 국가가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독재 국가의 선전은 주민들을 세뇌시키려고 합니다. 북한의 경우 김씨 일가와 고위간부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정보를 전파하고 조절하는 도구로 선전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세뇌시키고 통제하는 선전.선동 과정의 담당자는 바로 김기남이었습니다.
모든 국가가 선전 사업에 관여하는 정도는 다르지만, 정보 운영의 규모와 강도, 집행은 국가의 권위주의 성향에 따라 크게 증가합니다. 오늘날 로씨야(러시아)와 중국은 각각 광범위한 검열을 형성하고 통제하기 위한 국가의 소셜 미디어 사용, 대중의 대규모 지지 동원, 인격 숭배를 조장하기 위한 국내의 조직적인 노력을 통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주민들이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에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의 선전.선동은 수십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완전한 전체주의 독재 국가인 북한은 국가 선전을 조직하고 배포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사실상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북한에는 총체적으로 엄청난 정보 통제 제도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왕조적이고 독재적인 통치를 지휘합니다. 김정은은 자신의 통치를 ‘주체’나 ‘십대원칙’이라는 독특한 이념으로 포장하고 북한의 단일 노동당 정치 세력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노동당이 1인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을 김씨 일가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 등 세 가지 계급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성분 제도는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그 제도를 유지하는데 북한 선전, 선동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북한의 성분 체제 내에서 북한 주민들은 수령에 대한 충성, 즉 유일사상 십대 원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며, 의무적인 '자기비판' 시간, 즉 ‘생활총화’를 통해 감시를 받으면서 십대원칙에 대한 암기된 이해를 입증해야 합니다. 북한은 도대체 어떻게 76년동안 이 획일화된 제도를 유지하여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심과 미화를 보장할 수 있었을까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모든 주민들을 탄압하는 인권 부정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면서 북한의 김씨 일가 정권을 현재까지 유지해 왔습니다.
북한의 ‘선동’과 ‘선전’은 결합되어 주민들을 이상화하고 활성하여 혁명을 수행하고 국내 통제를 가능하게 하기 외해 고안됩니다. 그러나 북한의 ‘선전’과 ‘선동’을 충분히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선전은 인간의 의식에 혁명적 사상을 주입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선동은 사회 정치적 과제를 부과하고 주민들이 이러한 과제를 완수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북한은 인권에 관한 국제 규약과 자국 헌법을 준수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김씨 일가 정권을 정당화하려는 십대원칙만 주민들의 삶을 형성합니다. 김씨 일가 통제를 정당화하는 과정을 주도하는 당국은 바로 김기남이 수십년동안 담당하던 선전선동부입니다.
북한 선전, 선동의 아버지이던 김기남이 사망했지만, 선전선동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김정일의 ‘강성대국’ 정책이 실패한 것처럼 김정은의 ‘병진노선’도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착취하고 탄압하고 희생시키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왔지만,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김기남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재, 경제 정책 실패, 자연재해 등 북한 정권에 의한 어려움이 계속 가중되는 상황에서 체제 유지를 위한 선전선동부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