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의 ‘한류열풍’ 차단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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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4일 북한 당국은 ‘사회주의생활양식’이 경제 건설을 위한 필수 사업이라고 주장하며 사상 단속 강화에 나섰습니다. 그래서 현재 ‘제국주의,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침투’를 연일 경계하면서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한 당국은 ‘한류열풍’의 영향을 막으려는 단속과 처벌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경제력에서 세계 10위 입니다. 한국의 자동차와 전자제품은 남미와 아프리카부터 미국과 유럽에까지 진출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현상은 세계에서 명성을 얻은 한국의 자동차, 전자제품, 반도체, 손전화와 조선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음악, 연극, 음식과 컴퓨터 게임까지 아시아, 중동, 유럽, 남미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 현상을 ‘한류열풍’이라고 합니다.

지난 3월14일은 ‘한류열풍’의 역사, 한국 음악사와 문화사에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그날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 BTS)은 유명한 미국 그래미 상(Grammy Awards) 후보에 올랐습니다. 비록 방탄소년단의 수상은 불발되었지만, 그래미 시상식 무대 위에서 작년에 발매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너마이트’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실 한국의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문화 현상이 되었습니다. 2021년1월 한국국제교류제단이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한국의 K-pop 음악의 팬들은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으며, 주로 10대, 20대의 젊은 층입니다. 한국의 문화 영향은 세계적으로 강합니다. 한국의 ‘한류’, 특히 한국의 음악은 세계적으로 ‘감성과 지성’의 제국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인기도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한류 가운데 유명한 ‘Parasite’로 알려진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기생충’은 한국 블랙 코미디 서스펜스 영화입니다. 한국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2019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2020년 제 77회 미국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로써 처음으로 외국어영화상 을 수상했고, 세계적으로 명망이 가장 높은 영화제인 2020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등 4개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기생충’은 역사상 아카데미 작품상을 처음으로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 영화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몇십 년 후에도 ‘기생충’은 세계 영화사에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1997년 ‘타이타닉’ 등 북한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 영화만큼 계속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지난 몇년 동안 세계를 향하고 있는 한국의 음악,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는 북한으로 들어간 USB와 DVD를 통해 북한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얻어 왔습니다. 그러나 ‘한류열풍’이 한국의 대성공을 상징하는 흐름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한류열풍’에 대한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한류열풍’이 북한에서도 뜨겁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로므니아(루마니아)의 과거 공산독재국가 시절이 생각납니다. 1980년대 당시 로므니아 독재정부는 언론검열을 심하게 한데다 외화를 아끼기 위해 80년대초부터 외국영화 수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당 고위 간부들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일반 주민들과 달리 해외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최신 비디오 테이프를 구입해 새로 나온 외국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로므니아 당국은 일반 주민들이 외국 영화와 뉴스를 몰래 볼까 봐 일반 전자제품 가게에서 비디오 기계를 팔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때문에 비디오 기계를 사려면 암시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고, 기계 한대 가격이 일반 주민의 2년치 월급에 해당되어 일반 사람들은 살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기발한 생각을 한 장사꾼들은 비디오를 암시장에서 산 뒤 불법이긴 하지만 입장료를 받고 자신들의 집에서 외국 영화나 음악을 비디오 테이프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행위는 당국의 통제, 단속과 처벌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모여서 가끔 비디오를 보곤 했는데 당시 그런 우리를 스스로도 ‘비디오 세대’라고 자랑스럽게 부르기도 했습니다. 바로 당시의 로므니아의 ‘비디오 세대’는 1989년 12월 혁명을 일으켜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던 로므니아 독재체제를 무너뜨렸습니다.

북한도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의 문화 교류, 특히 같은 민족인 한국과의 교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흐름입니다. ‘한류열풍’을 통해 남북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동화될 수 있지만,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국과 바깥세계에 대한 호기심 많은 북한의 ‘한류 열풍 세대’들도 로므니아의 ‘비디오 세대’처럼 역사적인 역할, 즉 독재체제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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