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의 영어교육열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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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당국은 코로나19(코로나비루스) 방역 명목으로 북중 국경 지대를 예전보다도 더 엄격히 통제하고 있고 그 결과 탈북자의 수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외교관과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하던 고위관리를 포함한 고위직 탈북자수는 최근에 늘어났습니다. 그러한 고위 탈북자들, 특히 평양외국어대학교와 김일성 대학교 출신들의 경우 영어와 중국어를 포함한 외국어 능력이 우수합니다. 또한 그들의 자녀의 외국어 능력도 뛰어납나디. 탈북할 때 영어를 못하던, 성분이 훨씬 더 낮은 젊은 탈북자들 중에도 미국이나 유럽,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해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영어에 능통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영어능력 시험 토플(TOEFL)을 관리하는 미국 ETS사의 2019년 통계자료를 보면 북한 국적 응시자 점수와 한국 국적 응시자의 점수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영어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최고점수는 30점인데, 북한 응시자는 평균 읽기 21점, 듣기 21점, 말하기 20점, 쓰기 20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토플 응시자는 영어 읽기 22점, 듣기 21점, 말하기 20점, 쓰기 20점으로 북한 응시자보다 다소 점수가 높습니다. 많은 한국 학생들은 토플 시험을 볼 기회가 있으며 미국 유학생수를 살펴보면 중국과 인도, 그 다음으로 한국 유학생수가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성분이 좋고 일부 선택받은 고위가족 학생들만 유학할 기회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감독이 만든 '북한 생활 속에서 보낸 하루'와 같은 북한 교육제도를 묘사한 기록영화를 보면서 이 기록물에서 나온 장면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북한 대학에서의 영어 강의였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북한 여자 교수가 대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과 북한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보고 과거 로므니아(루마니아) 공산 독재 하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자유세계와 문화 교류가 거의 없고 열악한 교육시설 속에서도 열광적인 로므니아 교수들에게 영어를 배웠던 그 때가 생각났습니다.

그 당시 로므니아에서 대학교 입학 시험은 너무나 엄격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를 전공하기 위해 대학교 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은 더욱 더 힘들었습니다. 로므니아를 고립시키려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공산주의 독재 정부 하에서 외국어, 특히 영어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생 수가 너무나 적어, 경쟁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저도 로므니아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 했는데,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대학교 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때 저의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은 항상 저에게 힘내라고 하면서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자네가 지금은 너무 힘들어하지만, 반드시 영문과에 입학하고 성공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 때문에 영어를 전공하는 사람은 얼마 없어, 우리 나라의 상황이 바뀌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할 시기가 꼭 올것이다… 그때 우리처럼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할 일이 아주 많을 것이다.” 저의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로므니아가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린 후 개방과 개혁의 길을 선택하면서 유럽연합에 가입하고 세계화 시대에 영어 실력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것입니다.

현대 국제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영어 능력은 아주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지난 31년 동안 로므니아에서도 문화와 경제 교류, 다른 나라와의 무역과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데 외국어, 특히 영어 전문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한국 사람들도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약30년 전까지만해도 열심히 공부하던 한국 학생들이 영어 문법과 단어는 많이 알고 있었지만,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은 미국, 영국이나 오스트랄리아(호주) 등 영어권 나라로 많이 유학을 떠났고, 한국 내 영어 학원에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원어민 선생들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제가 로므니아 유학생으로 1990년에 한국에 처음에 도착했을 때와 지금 한국 사람들의 영어 실력을 비교하면 아주 많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국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바깥 세계와의 문화교류 때문이라고 봅니다.

북한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영어 실력을 더 향상시키려면 영어권 나라와의 문화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에는 미국 ETS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시험대행 기관이 없어 대다수의 북한 국적 응시생들은 북한 외교관 자녀로 중국이나 동유럽과 같은 제3국에서 토플 시험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재일동포들이 북한 국적으로 시험에 응시하면서 토플 시험 통계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문법과 단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북한도 동유럽 나라들처럼 개방과 개혁의 길을 선택해 북한 학생들이 영어권 나라에서 유학하고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선생들이 북한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된다면 북한 토플 시험 응시자들의 평균 점수는 더 올라갈 것입니다. 미국,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선생들이 북한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칠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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