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 정권의 생존법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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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부터 북한의 동맹국이던 동구라파 공산주의 국가들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로므니아(루마니아), 마쟈르(헝가리), 체스꼬(체코 공화국), 슬로벤스꼬(슬로바키아), 뽈스까(폴란드), 슬로베니아, 흐르바쯔까(크로아티아) 등이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나라들의 정치, 경제, 사회가 여전히 완벽하진 않겠지만 32년 전보다 현재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훨씬 개선됐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32년 전보다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투표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적 인권을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동구라파 공산주의가 무너진지 32년, 1991년에 구소련이 무너진지 30년 동안 북한의 김씨 일가 정권은 생존해 온 것뿐만 아니라, 1994년 7월, 2011년12월, 두번이나 권력 세습에 성공했습니다.

일단 김씨 일가의 기본 전략적 목표는 주민들의 번영, 자유, 인권, 복지, 인간 안보가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 하에서도 북한 정권의 첫번째 전략적 목표는 바로 김씨 정권의 생존이며, 그것을 위해 북한 주민들을 탄압, 착취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주민들을 희생시키며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만 집중했고, 주민들의 보건이나 식량에 투자하지 않아 수백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두번째 전략적 목표는 북한 정권의 생존이 보장되는 한반도 통일 추구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통일’이라 하면 남북한 사람들의 자유와 복지보다 북한 정권이 유지되는 정치 체제를 생각합니다. 세번째 전략적 목표는 핵무기 보유국 인정을 통한 국제사회에서의 지위 격상과 한미일 3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유엔 가입국들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핵무기 보유국이 되기 위한 수단은 바로 북한 주민들을 착취하고 그들의 인간안보를 희생시키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의 네번째 전략적 목표는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하여 한미 간 동맹관계를 와해시키고 첫번째, 두번째 전략적 목표 실현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일입니다. 한국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 또한 번영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이 전략적 목표를 여전히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지난 73년동안 그렇게 어렵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김 씨 정권은 주민들에 대한 세뇌와 정보 유입차단, 철저한 통제, 감시와 처벌을 통해 정권을 유지해왔습니다. 심각한 통제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사회적 결속력은 다른 나라보다 상당히 약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사실 인지능력이 형성되기 전부터 사상 교육을 받으며 세뇌를 당합니다. 이러한 사상 교육은 특히 군 복무시기에 더 심합니다. 물론 ‘생활총화’와 ‘인민반’을 포함한 조직생활도 주민들을 세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동구라파 나라들의 경우 공산주의 때 고위간부였던 많은 주민들이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이후에도 기업가로 성공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고 새로 탄생한 그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엘리트 계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여전히 김씨 정권의 생존에 자신들의 생존 여부도 달려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정권의 권력 장악을 약화시키는 요인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특히 ‘고난의 행군’ 때부터 유래한 장마당, 농민시장, 암시장을 포함한 비공식적 시장의 활성화가 그런 요인입니다. 또 폐쇄적인 북한에도 한국의 ‘한류’나 미국 영화를 포함한 바깥세계의 정보 유입이 늘어나 정권의 권력 장악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고려링크, 광명성, 북한산 손전화기와 밀수입 중국산 손전화기를 포함한 북한 내의 기술발달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합법적으로 자유로운 경제적 활동을 허용하진 않지만 장사하여 돈을 버는 북한 주민들이 많습니다. 고립된 독재국가인 북한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기 위해 뇌물을 주면서 당국과 공무원, 고위간부들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심각한 부정부패도 고위 간부들과 다른 공무원들의 생계 수단이 되는 동시에 북한 정권의 권력 장악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은 공포정치를 통해 북한 체제를 계속 유지해 왔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한 체제 생존법은 아직은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구라파 국가들의 전례와 북한 정권의 권력 장악을 약화시키고 있는 요소들을 고려해 보면 북한의 권력세습 독재도 결코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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