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정치탄압에 의한 식량부족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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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19에 의한 국제사회의 보건 위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수는 1억명, 즉 북한 인구의 4배에 달합니다. 세계적으로 사망자수는 2백만 명이 넘었습니다. 많은 국가들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는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 간 안전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병원이나 의료계 종사자, 노인과 만성병 환자들은 우선적으로 백신 주사를 맞는 것 등이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과거에도 심각했던 통제를 코로나19를 구실로 더 강화시켰습니다. 국내 이동의 심한 통제는 물론 특히 국경지대를 예전보다 더 엄격하게 봉쇄시켰습니다. 북한 정부는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는 많은 외국 비정부기구 요원들을 추방했고, 주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도 북한을 떠났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돕는 유엔 기관들도 마찬가자입니다.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유엔 소속 외국 직원들은 단 2명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엄격한 통제와 탄압을 추진하면서도 북한 내 코로나비루스 감염자수, 환자수, 사망자수를 밝히길 꺼려 합니다.

예전보다 더 심하게 고립된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인간안보를 우려하는 외국 비정부기관, 시민사회, 유엔기관과 정부들은 북한에서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일어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역시 코로나19 예방 정책보다 이 전염병을 악용해 주민들을 더욱 더 심하게 탄압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냉전시대 이후 지난 30여년 동안 많은 비정부기관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정부가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서 정부에 충성하는 사람들에게만 식량을 배분하는 등 불평등하게 식량을 배분하는 것 같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물론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로 장마당, 농민시장, 암시장의 역할도 중요해 졌지만 요즘 코로나19 관련 탄압 때문에 북한의 시장활동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정권 하의 북한을 생각하면서 로므니아(루마니아) 공산주의 독재 체제하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로므니아도 식량부족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독재정부가 식량을 국민 탄압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공산 독재시대의 로므니아 상황과 비슷합니다. 1980년대 로므니아 독재자이던 차우셰스쿠는 국민의 건강 상태를 향상시키는 것을 핑계로 모든 로므니아 사람들에게 식료품의 일정한 배급량만 공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즉, 독재자가 국민들이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 얼만큼 먹을 수 있는지 공산주의 정부의 법령으로 정하려고 했습니다.

차우셰스쿠가 정한 식량은 그 양이 너무 부족하고 품질도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식품공급 체계도 너무나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우유, 빵, 설탕, 계란이나 식용유와 같은 기본적 식료품을 사기 위해 주민들은 몇시간동안 줄을 서야 했습니다. 식료품뿐만 아니라, 비누, 면도날이나 화장지와 같은 위생 필수품도 줄을서서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게에 들어온 식품과 생활 필수품량이 모자랄 것을 아는 주민들은 새벽부터 온가족이 교대해서, 줄을 서곤 했습니다. 새벽부터 할아버지가 낙농품 가계앞에 줄서서 우유를 산 다음에는 , 할머니가 빵집 앞에 줄을 서 빵을 사고, 또 다른 가게에 식료품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아이들이 다른 가계 앞에 줄을 서 식료품을 사곤 했습니다. 이러한 일은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나라에서는 상상 조차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시 로므니아의 독재자는 외화를 벌기 위해 로므니아산 식료품을 수출했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했던 점도 있었지만, 식량 부족을 독재 체제의 탄압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국민들은 식료품과 생활 필수품을 얻기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느라 독재정권의 정치나 경제에 대해 길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어렵게 일하고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의 상황은 그당시 로므니아 상황과 비슷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재자의 가족과 공산당 간부들의 상황은 다릅니다. 그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수입 치즈나 양주까지 공산당 전용 가게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로므니아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외화가 있는 로므니아 사람들도 영어로 이름 지은 "샵"이라는 외화 전용가게에서 그런 식료품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공산당 전용 가게나 외화전용 가계를 구경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것은 김정일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 2003년에 발간한 자서전에서 공개했듯이1990년대 북한 주민들은 굶고있지만 김정일과 지도층은 수십가지의 산해진미로 외국 음식까지 즐길수 있는 그런 상황이 너무도 흡사합니다.

식량권, 즉 먹을 수 있는 권리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입니다. 굶고 있는 사람들은 먹을 것을 얻으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지만, 인간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습니다. 로므니아는 구소련에 의해 공산주의 독재국가가 되기 전 구라파의 주요 곡창 지대였습니다. 하지만 실패한 공산주의 경제정책에 의해 로므니아 주민들은 영양실조와 식량부족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로므니아 반공산주의 혁명이 1989년12월에 일어나게 된 주요 원인 중 식량 부족이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무너진 후 로므니아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었고 유럽연합에 가입하면서 중앙계획경제 제도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추진해 왔습니다. 지금은 그 덕분에 식량 문제를 포함한 인간안보가 많이 향상되었지만 아직도 공산주의 당시 부족했던 영양 때문에 건강이 안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북한 식량 위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특히 북한 어린 아이들이 걱정되는 것은 북한이 앞으로 경제개혁 정책을 추진해서 식량 위기를 해결하더라도 어린 시절에 겪은 영양 결핍은 나중에 성인이 되더라도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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