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김정은 지시에 따라 변할 수 없는 남북한 단일 민족 의식
2024.01.23
지난 2023년1월 30일 5일차 조선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그 회의에서 남북한이 '통일될 가능성은 없다'고 공식 석상에서 선언했습니다. 또한 남북 관계를 '동족, 동질, 민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따라서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포함한 대남사업 부문의 당국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북한은 더이상 ‘민족 관계’가 아니라고 선언했다고 남북한 사람들은 같은 민족이 아닐까요? 남북한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독재자의 발언과 지시를 통해 남북한 국민들의 단일 민족성을 부인하면서 남북한을 공식적으로 두 나라로 영원히 분단시킬 수 있을까요?
민족이란 무엇이며, 민족주의란 무엇인가요? 민족주의에는 주로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 독립과 자유를 수호하려는 긍정적 민족주의입니다. 그러나 다른 민족, 또한 소수 민족에 대한 배타적 감정이나 개인의 인권과 자유 대신 가장 우세한 혈통, 인종집단, 종교나 정치를 바탕으로 하는 지배적 민족 집단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부정적 민족주의입니다.
서양 민족주의는 자유, 평등, 박애를 바탕으로 한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탄생했습니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 동안 일제시대를 겪은 남북한의 경우 제국주의를 경험한 다른 나라들처럼 민족주의는 제국주의적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려는 과정에서 형성되었습니다. 남북한의 민족주의는 원래3.1운동이나 민족 해방투쟁을 바탕으로 한 저항 민주주의적 성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인민들은 붉은 제국이던 구소련 공산주의 독재와 김일성이 설립한 김씨 일가 일인 세습독재 지배 아래서 모든 자유와 인권을 잃으며 현재까지 김정은의 노예로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식 민족주의는 지배 계층, 즉 백두혈통과 김씨 일가를 지지하는 고위간부들에 의해 피지배 계층을 억압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즉 자신들의 생존을 달성하기 위한 편리한 수단으로 악용되었습니다.북한식 사회주의는 민족 해방의 논리를 내세워 인민들을 76년 동안 억압해 왔습니다.
한국의 경우 정반대로 주민들이 자본주의와 자유시장, 투표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인권을 누리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경제강대국이 되었습니다.
김일성은 ‘민족’을 어떻게 묘사했을까요? <김일성 저작선집> 4권 1페이지에서 ‘언어는 민족을 특징짓는 공통성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핏줄이 같고 한 영토안에 살아도 언어가 다르면 하나의 민족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남북한 사람들은 수천년 동안 같은 언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면 김정은은 남북 관계를 '동족, 동질, 민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면서 김일성이 말한 ‘민족’ 이념, 또한 김일성주의와의 거리를 두고 있을까요?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김정은은 자유투표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가 아닙니다. 김정은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일의 아들이기 때문에 주도권을 세습받았습니다. 사실상 김일성주의와 거리를 둘 경우 김씨 일가를 유지해온 사상은 약화될 것입니다.
김일성 말대로 같은 언어는 같은 민족으로 구분하는데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러나 ‘민족’을 정하는 요소들은 더 다양합니다. 프라하 태생의 미국 민족주의 연구의 아버지인 한스 콘은 1944년 펴낸 책 <민족주의의 이념>에서 민족을 정의하는 몇 가지 특징을 밝혀냈습니다. 같은 언어, 같은 민족, 같은 혈통, 같은 종교가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쓰르비아 (세르비아), 흐르바쯔까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쩨고비나 (보스니아)는 사실상 거의 같은 혈통이며 언어도 매우 유사합니다. 이 세 나라는 종교에 따라 정교회, 천주교, 이슬람교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종교 차이 때문에 같은 민족이 세나라로 분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는 같은 프랑스어를 사용하지만, 두 국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벨지끄 (벨기에)에서는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프랑스계 사람들과 네덜란드계 프라망 (플라망) 사람들이 같은 민족으로, 같은 국가에서 살고 있습니다. 단일 국가인 스위스에서는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로망스어의 4개 언어가 사용됩니다. 그래서 언어와 종교, 혈통은 민족과 국가를 구성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고, 다른 역사적인 요소 때문에 기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 주민은 같은 언어, 역사, 전통, 문화, 관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분단되기 전, 모든 남북한 사람들은 1천 년 동안 같은 정치 체제 아래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종교, 언어, 역사, 전통, 문화, 관습과 같은 특징처럼 사상도 남북한을 두 개의 국가로 나누는 특징적인 요소가 되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남북한 민족을 김정은의 법령과 포고령으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조만간 남북한 사람들은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자본주의 국가로의 통일이 필연적입니다. 한국과의 통일은 고통을 겪고 사는 북한 주민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유일한 희망입니다. 남북한 단일 민족 의식은 김정은 지시에 따라 변하거나 사라질 수 없습니다. 남북한 단일 민족 통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통일은 한민족의 거스를 수 없는 운명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